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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오바마만이 아니라 후진타오를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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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오바마만이 아니라 후진타오를 봐라"

"한국, 금융위기 주범 미국의 친구로 남으려나"

"번지점프를 할 줄 아십니까?"

김영호 유한대 총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번지점프 경제"로 표현했다. 한국경제는 더욱 그렇다.

김 총장은 19일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 미래창조포럼이 주최한 '세계경제질서 재편과 한국사회의 새로운 길' 토론회 기조강연을 통해 현 한국경제에 대해 "원화 가치 급감, 수출 급감, 내수 급감, 주가 급감, 고용 급감, 신용 급감이라고 하는 번지점프 국면"이라고 말했다.

번지점프는 급추락 뒤에 다시 튀어오른다. 마찬가지로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시에 국제사회의 새판짜기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나락으로 떨어진 뒤 다시 튀어오를 힘을 어디서 찾아야 하나. 한국 경제에 던져진 숙제라고 김 총장은 강조했다.

한국, 원고석에 설 것인가…피고석에 설 것인가

국내적 위기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지만, 이명박 정부가 국제적 차원의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은 걱정스럽기만 하다.

중장기적 계획 없이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넘어가다보니 일관성을 보이지 못할 뿐 아니라, 스스로의 이데올로기적 프레임에 갇혀 급변하는 세계 정세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영국, 브라질과 함께 의장국이 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영호 총장은 "한국이 의장국이 된 것은 세계 13대 경제대국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의 상호 견제 속에서 제3자의 비경쟁적 이익 때문에 의장국이 되었다면 일본, 중국, 인도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소리를 대변하고 역내 경제협력을 초진하는 비전과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아시아 경제의 대변자로서 금융위기를 일으킨 미국의 책임, 말하자면 피고로서의 책임을 묻는 원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며 "부시의 신자유주의 노선과 함께 한다는 방향성의 친구가 되는 경우일지라도 그것이 피고의 친구라는 성격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EU국가들도 미국 못지 않은 피고"라면서 "진정한 원고 입장을 지켜야할 나라는 아시아이며 그 의장국이 된 한국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이 G20에 정식멤버로 참여한 것을 한미 통화스왑과 함께 미 부시 정부의 '선물'이라고 공언한 바 있는 이명박 정부가 과연 이런 전략과 전망을 갖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 총장은 "한국이 G20에 정식으로 초청된 것은 부시의 신자유주의적 노선을 관철하려는 전략적 필요성 때문이었다"며 "부시 정부의 현 금융위기에 대한 결론은 이번 위기는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정부의 실패라는 것이며, 신자유주의를 그대로 가져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규제와 감독이 강화되는 수준에서 그치는 분위기가 부시 이후에도 계속 될까"라고 반문하면서 "오바마 주도의 G20회의가 내년 4월 개최될 때 미국의 일극체제를 다극체제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프랑스 사르코지 모델은 더욱 기세를 모을 전망이고 기력을 잃은 서방 선진국들의 신흥국에의 의존, 특히 아세아 신흥국에의 의존이 강화될 것이며 상황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후진타오에 주목하라

▲ 쿠바를 방문한 후진타오 주석이 18일(현지시간) 아바나에서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양국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경제 협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합의했다.. ⓒ신화/뉴시스
이런 측면에서 김 총장은 한국이 '후진타오 모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금융위기 국면에서 중국은 발언권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 G20 정상회의에서도 국제금융조직의 개혁과정에서 개발도상국의 대표권과 발언권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또 지난 17-18일 쿠바 공식 방문하는 등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차베스 베네주엘라 대통령을 필두로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중남미 국가들의 연대 전선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 UPI통신은 후진타오 주석의 행보에 대해 "미국이 8년 내내 봉쇄정책을 썼던 쿠바를 방문함으로써 G20 회의에서 난타를 당한 부시 대통령에게 또 다른 굴욕을 안겨 주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미 부시 정부의 노선을 따랐던 이명박 정부가 뒤늦게라도 오바마 정부와 '보조 맞추기'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중국의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는 것.

특히 한국은 일본, 중국과 달리 '패권적 위치'에 서기 힘들다는 점은 동아시아 국가들의 힘을 모으는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김 총장은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 여론을 볼 때 이미 피고석에 선 부시의 '친구'가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금융위기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원고의 '친구'로 한국에 주어진 G20 의장국의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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