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간 통화스왑 협정 체결 소식이 호재가 됐다. 주가는 증시 개장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올랐고 환율도 사상 두 번째의 변동폭을 보였다. 자산시장이 기록적인 변동폭을 보인 날이었다. 다만 이번 통화스왑이 장기적 호재는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찮아 이와 같은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30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7.00원(12.40%) 폭락한 12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 1997년 12월26일 338원 폭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환율이 하룻만에 세자릿수 변동폭을 보인 일은 올해 들어서는 두 번째다. 지난 16일에는 131.60 원이 올라 시장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킨 바 있다.
채권시장 분위기도 대체로 양호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단 하루만에 0.12%포인트 떨어져 4.42%까지 내려왔다. 국고채 5년물(0.11%포인트 하락), 통안증권 364일물(0.02%포인트 하락) 등도 안정세를 보였다.
다만 이날도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지표가 되는 91일물 CD금리는 0.01%포인트 올라 6.07%로 장을 마감했다. 여전히 주택가격 안정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증시가 가장 좋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115.62포인트(11.93%) 폭등한 1085.31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와 같은 폭등세는 증시 개장 이후 처음이다. 이전 최고 기록은 93.20포인트(8.50%)로 상승폭과 상승률 모두 이날이 사상 최고다.
지수 선ㆍ현물이 동시에 급등세를 타면서 장이 폭등세를 이어가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30포인트(11%)가 넘게 뛰며 296.05로 장을 마감, 다시 300선을 코앞에 뒀다.
기관이 1668억 원 순매수 기조를 보이며 장을 이끌었고 외국인도 300억 원 순매수로 뒷받침했다. 개인은 2044억 원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프로그램에서도 차익거래가 8거래일 만에 매수우위로 전환하는 등 889억 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대형주들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장을 이끌었다. 코스피200 전종목이 상승했으며 POSCO, 한국전력, LG전자, 현대중공업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839개 종목이 상승했다. 다만 워크아웃 신청 가능성이 높아진 C&그룹 관련주들은 이날도 하한가로 밀려났다.
이날 자산시장이 이처럼 화색을 보인 까닭은 새벽 과천청사에서 한ㆍ미 간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체결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산시장의 외화난에 숨통이 틔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널리 퍼졌다.
다만 이번 조치도 궁극적인 경제반등의 신호는 아니라는 점에서 이날 자산시장 반등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경제학)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폭풍이 몰아치는데 우산 하나 더 받아온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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