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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이 와중에 '골프장 그린피 동향'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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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이 와중에 '골프장 그린피 동향' 발표

[기자의 눈]'IMF보다 더 큰 위기'라더니…한가한 재정부

코스피지수가 3년 만에 1000이하로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10년 만에 최고로 오른 24일 기획재정부에서 보도자료를 하나 배포했다. 제목은 "지방 회원제골프장 세금인하에 따른 그린피 인하 동향"이다.

지난 4월 정부가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통해 'S라인 경제'를 살리겠다며 전면에 내세웠던 정책 중 하나가 지방 골프장에 그린피 인하였다. 지방골프장의 개별소비세 등 감세를 통해 요금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 정책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5월 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골프장이 너무 비싸다. 20만 원을 주고 골프 치겠나"며 그린피 인하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등 관심을 보였었다.

"향후 정부는 그린피 인하 후속 조치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예정"

재정부는 이 보도자료에서 "지난 1일부터 개별소비세 면제 등 세금인하 조치가 시행된 이후 지방 회원제골프장 81개소의 입장요금 동향을 조사한 결과 평균 주중 3만5000원, 주말 3만2000원 인하된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향후 정부는 세감면이 입장요금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광역시, 시, 군 별로 설치·운영토록 되어 있는 골프장입장요금심의위원회를 통해 조세인하분이 입장요금에 충분히 반영되었는지 여부 등을 심의하고 불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시정권고 등의 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위기 아랑곳 없는 "나이스 샷"?

당시 정책이 발표됐을 때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조차 "이명박 정부는 '경제 살리기'를 '골프장 살리기'에서부터 시작할 작정인가 보다"라는 논평을 발표할 만큼 부정적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 정책의 후속조치도 착착 취하고 있다.

물론 기획재정부는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매머드급 부서다. 그래서 모든 구성원이 현 금융위기 상황과 관련된 업무만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이미 실물위기로 파급돼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3%대로 추락하고 실질소득 증가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부의 특정 부서에서 지방 골프장 그린피나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더군다나 이명박 정부는 반토막난 주가, 급등한 환율, 치솟는 물가, 오르는 대출금리 등 문제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IMF보다 더 큰 경제위기"라며 외부 환경 탓을 하기에 급급할 뿐이다.

백번 양보해 이번 금융위기의 '충격'이 너무나 커 한국 정부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인정한다고 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진정 경제위기에 휩쓸려 벼랑 끝으로 밀려나고 있는 대다수 서민들의 고통을 알고 있다면 적어도 '오늘' 이런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 이날 주가 대폭락과 환율 급등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건 정말 반토막 난 주가에 멍든 가슴에 '대못질'하는 짓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사퇴 요구'에 "열심히 하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맞섰다. 엉뚱한 일을 열심히 하니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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