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에서 비롯된 고위공무원들의 직불금 신청 파문이 정치권 전반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중앙, 지방 공무원을 대상으로 직불금 신청자 전수조사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여야 정치인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어서 공직사회와 정치권 전반이 직불금 폭풍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직불금 수령이 확인된 의원들은 농지 소유만 본인의 명의로 돼있을 뿐 실제로는 부모가 해당 농지에서 경작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으나,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자세를 낮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성회 의원은 "모친이 나에게 증여한 3천평 규모의 논이 있으며, 현재 모친이 경작을 하고 있다"며 "사촌형이 마을 이장인데 어느 날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해 가르쳐줬더니 통장에 직불금이 들어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05년부터 3년간 매년 60여만원씩 직불금을 받았다"며 "하지만 증여로 인해 땅 주인만 나지 실제 경작은 어머니가 하고 계신다"며 부당 직불금 수령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학용 의원은 "아버지가 지난 2000년 '네 이름 앞으로 논을 샀다'고 말씀하셨고, 이후 2006년 '직불제가 생겼는데 본인이 신청해야 한다고 하니 네가 신청하라'고 해서 한 것"이라며 "2006년과 2007년 30만원씩 60만원 정도 직불금을 받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하지만 투기나 위장전입 등을 목적으로 그 땅을 산 게 아니며 지금도 부친이 그 땅에서 농사를 짓고있다"고 밝혔다.
|
권선택 원내대표는 "대전 중구에 상속받은 땅이 있는데 현재 아버지가 그 땅에서 경작하며 거주하고 계신다"며 "내가 직불금을 신청한 사실은 없으며, 자경하는 아버지가 직불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자체 조사와 해당 의원들의 소명 작업을 거친 뒤 징계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로 가닥을 잡았으나 현역 의원이 2명이 연루된 게 확인된 만큼 초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
특히 이날 홍준표 원내대표가 본인이나 가족 명의로 직불금을 받은 고위공무원들을 비난하며 "피아를 가리지 않고 농민과 국민 입장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해당 의원들의 불법 여부와 관계없이 정치적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됐다.
한편 홍준표 원내대표가 2007년도 직불금을 수령했다고 밝힌 3명의 고위공무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관, 방송통신위 2급 공무원, 농진청 2급 공무원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