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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盧대통령 기자회견 발언에 강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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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盧대통령 기자회견 발언에 강한 비판

민노총 "비정규직 모욕말라", 한국노총 "대통령의 고민 안 보인다"

민주노총(위원장 이수호)는 13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 직후 성명을 발표 '대통령이 잘못된 현실인식을 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 역시 노 대통령의 발안에 강한 실망을 표명했다. 지난해 12월 비정규관련법안 처리가 유보된 이후 냉각기를 갖던 노·정이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전초전을 하고 있는 양상이다.

***민주노총, "노 대통령, 비정규직 모욕말라"**

민주노총은 먼저 노 대통령이 사회적 양극화 해소와 함께 언급한 비정규직 차별 해소방안에 대한 언급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관련 "국회에 계류 중인 비정규직 보호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서 정규직과의 불합리한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며 "비정규직 문제는 정부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대기업 노동조합의 양보와 협력이 절실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대기업 노조의 양보의 끝은 도대체 어디인가"라며 "노동생산성은 계속 향상됐지만 댓가는 줄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대기업노조가) 적극 나서 파업까지 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은 한국은행 발표를 인용, "97년 이후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2%에서 8.2%로 계속 하락했다"며 "잘 나가는 기업조차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양보는 누가 해야 맞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또 노 대통령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궁극적 방안으로 개개인의 직업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부분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이동식 직업훈련 서비스를 활성화 하는 등 중소기업 근로자의 직업훈련 기회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비정규직을 모욕하지 말라"며 "비정규직 양산은 직업훈련이 덜 되거나 노동력이 정규직에 비해 떨어져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양산은) 기업들이 값싸고 짜르기 좋기 때문에 정규직을 정리해고 하고 그 자리에 비정규직을 채용한 것"이라며 "궁극적 해결은 노동력 사용에 대한 제대로 된 철학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노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에 대한 총평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종이 우려된다"며 "그런 자세가 한국경제의 중남미화를 부추기고 양극화의 심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노 대통령, 현실인식 매우 안일하다"**

한편 한국노총은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고, 노 대통령의 노동문제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안일한 것 같아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교육선전국장은 <프레시안>과 전화통화에서 "새로운 것도 없고 알맹이도 없어 뭐라고 논평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라며 "노 대통령이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은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정규관련법안 2월 조속통과'를 강조한 부분에 대해서 "지난 연말 노동계가 총파업까지 선언하면서 극심한 갈등양상을 보였던 정부의 비정규관련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겠다는 발언은 다시 한 번 올해를 노·정 파국으로 가겠다는 의도로 읽힌다"며 "노·사·정 사회적 대화틀을 구성해 재논의하자는 노동계의 줄기찬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으로 촉발된 이날 노·정 공방은 그 내용은 별반 달라진 것은 없지만, 지난해 12월 정부 비정규관련법안 처리가 유보되면서 휴지기에 접어든 노·정 대치정국이 2월 임시국회를 맞아 다시 재현되는게 아닌가란 해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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