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단은 "하루하루 같은 진행이지만, 시간마다 느낌은 달랐다"며 "하루의 시간이 길게 느껴지던 출발 당일이 있었는가 하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축복이라는 가을 햇살의 고마움이 한 순간에 원망스러움으로 변해버린 날도 있었다"고 소회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순례자도 진행팀도 참여자도 모두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우리는 순례 길에서 만나는 많은 마음들이 모여 사람다워짐에 대한 염원과 자연의 생명력, 공존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가치가 조금 더 확산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이날 종착지인 '구만리' 도착해 "오체투지 순례단이 9만 리를 왔다"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우리의 발걸음이 구만리를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9만 리에 퍼져서 온 대지의 생명력이 되살아나길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순례단에 따르면, 이날 오체투지를 한 거리는 순례 일주일 동안 가장 긴 거리였으며, 본격적으로 도로로 진입해 차량 소통이 많아 순례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순례단은 "무릎이 좋지 않았던 수경 스님은 오전 종료 무렵에는 한동안 쉬어야 할 정도였으며, 내리막길에서 두 순례자 모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며 "가을 곡식을 여물게 해주는 햇살은 여전히 따갑고, 아스팔트 도로는 여전히 순례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고 이날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 "무심코 순례단을 지나쳐 천천히 가는, 그러나 운하보다 빠르다는 경운기 속도가 부러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날은 문규현 신부가 시무하고 있는 전주 평화동 성당 18명의 식구들이 방문해 지지를 보내주었고, 언론 보도를 보고 찾아온 가족도 있는 등 약 30여 명의 이들이 일일 순례단원으로 참석했다.
이들은 '구례 우리 밀 가공공장의 농촌교육관'에서 하루를 보내고 11일 현재 구만제 저수지를 시작으로 내온마을을 지나 한천마을 사거리까지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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