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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과 '다음'의 절교, 그 이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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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과 '다음'의 절교, 그 이후는?

[김종배의 it] 여론시장 '지각변동'의 신호탄?

공교롭다. 아니 흥미롭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가지 소식이 어제 한꺼번에 전해졌다. '네이버'는 초기화면의 '뉴스코너' 편집기능을 하반기에 없애기로 했다. 조중동은 '다음'에 대한 뉴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소식이 실행에 옮겨지면, 그래서 두 조치가 교차하면 어떤 현상이 빚어질까? 여론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우에 따라선 지각변동을 낳을 수 있다.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조중동이 '다음'에 뉴스를 공급하지 않으면 노출되지 않는다. 자사의 기사가 노출되지 않고 그에 따라 '다음' 이용자에 대한 영향력이 '0'이 된다.
ⓒ다음

이 손실을 벌충하려면 다른 데서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 '네이버' 같은 대형 포털에서 노출도를 올려 손실을 만회해야 한다. 헌데 '네이버'는 그럴 생각이 없다. 오히려 초기화면의 '뉴스코너' 편집기능을 없앨 준비를 하고 있다. 분야별 뉴스코너는 유지한다고 하지만 어차피 '공평'을 모토로 내걸 수밖에 없다. '기회'가 줄어들면 '경쟁'이 심해지고, '경쟁'이 심해지면 '판정 시비'가 더 심해지는 법이다.

이러면 조중동의 여론시장 영향력은 'n분의 1'이 된다. 포털에서의 뉴스 편집은 네티즌의 취향에 맡겨지고 조중동이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선별하고 편집한 뉴스를 'n분의 1'의 영역에 한해 전시하는 것이다. 아무리 특종을 많이 해도, 아무리 '선도'가 높은 기사를 쏟아내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복잡하게 헤아릴 필요가 없다. '네이버'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해도 조중동이 입는 타격이 크다. 뉴스 검색 분야에서 '다음'이 '네이버'를 제쳤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된 터다. 조중동이 덩치가 큰 뉴스 유통시장을 포기하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손해다.

다르게 볼 측면이 있긴 하다. 조중동의 포털 지배력은 신문시장 지배력에 미치지 못한다. 포털에서의 노출도가 신문시장 점유도와 정비례 관계를 보이는 게 아니다.

판이 이렇다면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언론사별 뉴스가 'n분의 1'로 노출되는 게 그리 나쁜 건 아니다. 오히려 포털에서의 '역불공정성'이 해소되니까 유리해질 수 있다. 승부처가 포털에서 신문시장으로 재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셈법은 오산이다. '다음' 요인을 간과한 점만 갖고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뉴스 접촉 창구 면에서 신문시장은 포털의 적수에서 밀려난 지 오래다. 게다가 조중동의 신문시장 점유율이 2006년 62.3%에서 2008년 58.1%로 줄어들었다(언론재단 발표). 조중동이 하향 추세를 보이는 시장에 갇히면, 더구나 점유율마저 하락하면 파이가 작아진다.

게다가 미래 독자를 잃는다. 뉴스 접촉 면에서 신문보다 포털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큰 젊은층을 공략하는 데 소홀해짐으로써 수요 관리 면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바로 이 이유 때문이다. 이렇게 되묻는다. 정말일까? 조중동이 정말 '다음'에 뉴스를 공급하지 않기로 작심한 걸까?

이상하다. 이 소식이 전해진 게 어제인데 조중동은 오늘자 신문에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조중동의 뉴스 공급 중단 방침을 전하는 다른 신문들도 '알려졌다'는 서술어를 썼다. 이들 신문이 전하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관계자의 코멘트도 "말하기가 곤란하다"거나 "잘 모르겠다"다.

무리하게 해석하지는 말자. 그 연유가 뭔지 굳이 앞질러 짚을 이유가 없다. 며칠만 기다리면 '진실'을 알게 돼 있다. 조중동이 뉴스 공급 중단 개시 날짜를 특정했다는 보도도 나온 상태이니까 일단은 그 때까지 기다리는 게 순리다.

지금 운위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로 한정된다. 조중동이 실제로 '결행'에 들어간다면 그것이 미칠 결과다. 이건 앞서서 짚었다. 흥미롭게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또 하나는 조중동의 '결행'이 영향력과 지속성을 가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관건은 '동참'일 것이다. 조중동 외에 다른 신문사, 특히 덩치가 크고 논조면에서 비교적 '중립' 이미지를 갖는 신문사의 '동참'을 끌어낼 수 있는지, 그래서 '다음'에 가시적이고도 효과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렇게 되면 '다음'을 왕따시킨다. '다수'의 이름으로 '다음'을 고립된 섬으로 유배보낼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안 되면 그냥 조중동이 '이탈'하는 것이다.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다. 어쩌면 '본게임'이 될지 모를 일이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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