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경찰의 강제 연행이 또 이뤄졌다. 지난 주말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 68명을 연행했던 경찰은 27일 새벽에도 촛불집회 참가자 29명을 강제연행했다.
27일 새벽, 전날 저녁 촛불 집회에 참여한 시민 수백 명은 사흘째 도로를 점거하고 "이명박을 몰아내자"고 외쳤다. 경찰은 이날 오전 1시 10분께부터 시민 강제 해산에 돌입했다. 또 이 과정에서 시민 수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경찰 강경 진압…부상자 속출, 취재기자들도 다쳐
지난 주말 이어졌던 경찰의 강경 대응이 시민의 불만을 더 키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길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내내 "연행자 전원 석방"과 함께 경찰의 폭력 진압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전날 저녁 있었던 18번째 촛불 집회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평화로운 밤을 맞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날 "이명박 탄핵"을 요구하는 일부 시민과 촛불 집회 참가자가 합세하면서 다시 평화 행진이 시작됐다.
시민 수백 명은 청와대로 가는 길이 막히자 종로구 보신각 주변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은 시민들을 에워싸고 이동로를 막았다.
새벽이 됐음에도 시민들이 철수하지 않자 경찰은 "공권력을 투입하여 강제 해산 조치하겠습니다"고 방송한 후 곧바로 강제 해산에 돌입했다. 30명에 가까운 시민이 경찰에 강제 연행돼 각 지역 경찰서에 분산 수용됐다.
강제 연행 과정에서 시민과 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일부 시민이 부상을 입었다.한 여성은 참가자와 경찰 사이에 깔려 탈진했다. 또 팔을 다친 남성 1명이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촛불문화제 주최 측 의료봉사단원은 "오늘 우리에게 치료를 받은 사람만 30명 가량"이라고 밝혔다.
대치 장면을 취재하던 일부 기자도 경찰에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 소속 여기자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의 강제 진압이 이어지면서 참가자들이 차츰 연행돼가자 시민들은 "비폭력"을 외치며 경찰의 자제를 요청했다. 도로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행인들도 건너편에서 "평화시위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들까지도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외치자 당황한 경찰은 오전 2시 30분을 넘어서며 강경 진압을 잠시 중단했다.
현장에 있는 한 시민은 "강경진압 경찰 물러가라"며 경찰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해산과 함께 인도로 밀려났다 흩어졌던 시위대 중 200여명은 오전 3시 10분께부터 종각 주변에 다시 모여들어 2개 차로를 점거하고 청계광장으로 행진한 뒤 정리 집회를 가졌다.
한편 이날 경찰이 29명을 추가로 연행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반대 가두 시위에서 연행된 누적 인원은 9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명은 고교생 신분이 밝혀져 훈방됐고 36명은 불구속 입건돼 석방됐으며 나머지 60명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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