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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인 매듭 풀지 않고선 실타래 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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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인 매듭 풀지 않고선 실타래 풀 수 없다"

3백8개 시민단체, 과거사 규명 관련법 조속 처리 촉구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 등 과거사 규명 관련법이 정치권에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3백8개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29일 오전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사 규명관련법 조속 통과를 촉구했다.

***인권-시민단체, "과거청산, 과거로의 회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자는 적극적인 의지"**

이라크 파병저지를 관철하기 위해 릴레이 단식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전국민중연대, 파병반대국민행동 등 인권-시민단체들은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해 다시 한 번 공동으로 목소리를 냈다.

9일째 열린시민마당 한 켠에서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이수호 민주노총위원장은 "과거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이라크 파병 역시 그런 시행착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보수정치세력들이 과거사 청산마저도 막는다면 기필고 역사의 단죄를 받을 것"이라며 "역사청산 없이 우리는 이라크 파병에서와 같이 언제든지 죄의식없이 힘없는 민족과 국가에 대한 가해자로 돌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과거사 청산의 의미를 "민주주의를 회복하고자 하는 역사의 도정이고, 국가의 정통성과 도덕성을 회복하여 지난 시기 상처받은 국민을 보듬는 것", 또는 "'과거로의 회귀'나 '과거'라는 시간에 한정되는 문제가 아닌 과거 청산을 통해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적극적인 의지"로 해석·평가하고 있었다.

***"한나라당, 과거청산을 야당죽이기로 호도 말라"**

이들은 과거 청산의 정당성에 대해 원론적인 주장을 넘어서 과거사 규명 관련법을 표류시키고 있는 정부와 정당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6일 당 정책위원회 회의에서 '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과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기로 결정한 한나라당이 먼저 도마에 올랐다.

오종렬 파병반대국민행동 공동대표는 한나라당에 대해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나 횡행하던 '색깔론'을 들먹이며 과거청산을 위한 활동을 발목잡고, '과거청산'을 '야당죽이기'라고 호도하고 있다"며 "책임있는 공당의 자세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오 대표는 이어 "한나라당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사회에서 지배적인 권력을 형성하고 기득권을 지켜왔다"며 "국민들의 분노와 통한을 정치적 술수로 또 한 번 짓밟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술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언제까지 부화뇌동할 것인가"**

한편 과거사 규명 관련법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정부와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이들은 "과거청산에 대한 철학이나 의지도 없이 정치적 부담으로부터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는 정부와 집권여당의 태도로 볼 수 없다"며 "야당의 정치적 공격에 타협적인 자세로 일관하지 말라"며 최근 정부와 여당의 행보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들은 "과거의 악행을 청산하지 않고 제대로 된 민주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은 환상일 따름"이라며 "과거청산을 통해 민주사회로 전진하는냐, 다시 과거로 회귀하느냐는 중대한 갈림길임을 명심하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특히 "열린우리당은 정부와 야당 사이에 부화뇌동하면서 가거 청산에 대한 비전도 제시 못하는 모습을 이제 거두라"며 "과거는 분명히 정리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핵심 4가지 요구사항으로 ▲한나라당의 색깔논쟁 중단 ▲정부·여당의 정치적 타협 중단 및 과거청산의지 공고히 할 것 ▲즉각적인 과거청산 입법추진 ▲중단없는 과거청산 등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3백8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와 한나라당으로 각각 항의 방문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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