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4당 국회의원 37명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쇠고기 협상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통합민주당 이낙연, 민주노동당 강기갑, 자유선진당 권선택, 친박연대 이규택 의원 등은 회견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국민건강권을 조공으로 바친 굴욕적 협상"이라며 협상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협상결과에 대해 축산농가와 대부분이 국민들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음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축산농가 피해는 어쩔 수 없고 도시민들이 싸고 질 좋은 고기를 먹게 됐다'고 평가하는 등 어느나라 대통령인지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기에 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 부자특권층만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는 지탄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생명마저 위태롭게 만든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들은 쇠고기 협상의 즉각 철회와 함께 △한미 쇠고기 협상 청문회 실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미국산 쇠고기 안정성에 대한 공개토론 등을 촉구했다.
특히 청문회와 관련해 강기갑 의원은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는 게 아니라 숟가락으로 눈을 가리는 것 같다. 그것도 모자라 아예 눈을 감고 있다"며 "청문회 안 한다고 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미국 쇠고기 개방을 함께 반대했던 한나라당 의원은 아무도 회견에 함께하지 않았다"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눈치보기'를 꼬집기도 했다.
회견문에는 강기갑, 강창일, 고진화, 권선택, 권영길, 김낙성, 김우남, 김종률, 김재윤, 김춘진, 김태홍, 류근찬, 서갑원, 서재관, 신명, 양승조, 우윤근, 유선호, 이강래, 이규택, 이낙연, 이미경, 이시종, 이영순, 이영호, 이인기, 임종인, 장복심, 조경태, 주승용, 최규성, 최순영, 최인기, 최철국, 천영세, 천정배, 현애자(가나다 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권오을 "한나라당도 제대로 된 대책 수립해야"
한나라당은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 이상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야당이 쇠고기 협상 문제를 빌미로 한미 FTA 비준 반대를 꾀하고 있다고 역공을 가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미 FTA 반대를 위한 전략으로 쇠고기 청문회를 요구하는 것이라면 불응한다"고 밝혔다. 그는 "쇠고기 수입이나 한미 FTA 피해보완 대책을 한나라당과 정부가 내놓았다"며 "당연히 한미 FTA를 통과시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단체들이 한미 FTA 비준안을 통과시켜달라고 하는데 이런 경제단체들의 요구에 눈 감으면 안 된다"며 "좌파정권 10년이 꺼 놓은 성장 동력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도 "한미 FTA의 추진주체는 노무현 정부"라며 "국민들의 바람은 국민살리기와 민생살리기인데 쇠고기 문제로 한미 FTA의 발목을 잡는 건 온당하지 않다"거 거들었다.
다만 권오을 의원은 "쇠고기 수입 문제에서는 여당 야당이 있을 수 있다"며 "축산농가 시각에서 문제점을 보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온도차이를 보였다. 그는 "이 문제는 여야 관계라기 보다는 국회와 정부 관계"라며 "청문회를 피해 갈 생각은 없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미진한 것이 있다면 제대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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