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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황새 vs 인민 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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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황새 vs 인민 루니

[프레시안스포츠] 英 스타일의 남북킬러, 조재진-정대세 맞대결 관심

26일 오후 8시 중국 상하이 홍코우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2010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남북 대결. 이 경기에서 각각 남북한을 대표해 최전방에 나서게 될 두 명의 킬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실패해 전북에 새 둥지를 튼 '작은 황새' 조재진은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가진 입단식에서 "세 번이나 프리미어리그에 도전했는데 실패했다. 조금 속상했지만 그래도 (프리미어리그 팀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아서 나름대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애써 숨기려 했지만 여전히 잉글랜드 진출 실패의 아쉬움이 묻어나는 그의 말이었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 예선이 끝났을 때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조재진을 정통 잉글랜드 스트라이커에 비유하며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만한 선수로 꼽았다. 이 신문은 "한국의 센터포워드 조재진은 스위스와의 경기 때 특히 후반전 공중볼 쟁탈전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그의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은 스위스 수비를 어렵게 만들었다. 그는 점프력, 과감성에 있어서도 뛰어났지만 주변의 동료들을 의식하며 플레이를 할 줄 알았다"고 조재진을 높게 평가했다.
▲ 한국의 킬러로 나설 '작은 황새' 조재진ⓒ뉴시스

실제로 축구 전문가들은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최대 수확은 조재진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드필드 플레이의 실종으로 롱패스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했던 한국에 장신 스트라이커 조재진의 헤딩 능력은 경기를 풀어 나가는 1번 옵션이었다. 그는 공중볼 다툼 뿐 아니라 공을 갖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교묘하게 괴롭히는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그에게 '작은 황새'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도 '원조 황새' 황선홍(현 부산 감독)처럼 수비수가 예측하기 힘든 지능적인 움직임에 있었다.

사실상 정대세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수비에 나서는 북한의 밀집수비를 깨기 위해서는 측면 공격이 중요하다. 물론 한국 축구의 전통적 특장점도 측면 공격에 있다. 지난 동아시아 대회에서도 일본의 측면 공격이 살아 나면서 북한의 수비는 조금씩 허물어졌다. 허정무 감독도 "북한 수비라인의 배후를 노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좌우 날개의 크로스는 조재진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그가 직접 머리로 골을 노릴 수도 있고, 주변의 동료에게 머리로 패스를 해줄 수도 있다. 독일 월드컵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설기현의 크로스를 조재진이 머리로 박지성에게 떨궈주고, 박지성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던 장면처럼.

조재진의 우아한 움직임은 창조적인 패스를 가능하게 해준다. 공격수의 움직임이 무디면 아무리 좋은 킬러패스도 무용지물이다. 이런 점에서 중원에서 한국 공격의 '관제탑'역할을 맡게 될 박지성과 조재진의 호흡도 순간적으로 북한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공격 방식이다.

한편 북한의 최전방을 책임지게 될 정대세는 '인민 루니'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로 저돌적인 드리블이 돋보이는 뛰어난 스트라이커다. 정대세는 웬만한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탄탄한 체격조건을 갖고 있다. 정작 본인은 "첼시에서 뛰는 드로그바처럼 운동능력과 기술을 겸비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지만 짧은 머리, 강인한 인상, 공에 대한 집념은 루니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 북한의 '인민 루니' 정대세ⓒ뉴시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동아시아 대회가 끝난 뒤 "그의 입맛에 맞는 패스를 해 줄 선수가 북한에 있다면 그는 더욱 위협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정대세가 뛰는 J리그 수준의 전진 패스를 찔러 줄 만한 북한 선수는 많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세르비아 리그에서 뛰는 홍영조가 이번 남북대결에 나서게 돼 상황은 다소 달라졌다. 홍영조는 정대세가 출현하기 이전 북한의 스트라이커로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잘 하는 선수. 그는 프리킥 능력이 뛰어나고, 드리블도 수준급이다. 정대세와 짝을 이룰 경우 북한의 공격력은 배가된다. 무엇보다 홍영조의 등장은 정대세에 집중될 상대 수비를 분산시킬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이를 막기 위해 북한의 역습을 중원에서부터 저지해야 한다. 완벽하게 북한 역습을 차단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그들의 빠른 역습을 지연시켜야 안정된 경기를 할 수 있다. 경기를 압도했으면서도 단 한 번의 실수로 정대세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북한과 무승부를 기록했던 동아시아 대회의 전철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원에서 1차 바리케이드를 쳐야하는 김남일, 조원희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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