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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의 '올인' 전략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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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의 '올인' 전략 성공할까?

[김종배의 it] 피할 수 없는 모험…'벌떼 작전'밖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작심을 했나 보다. 어제 부산에 가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적극 나서겠다"며 지역구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더니 오늘은 지역구 이름이 구체적으로 흘러나온다. 서울의 종로구나 중구, 아니면 강남에서 출마할 것이라고 한다.

거론되는 곳 모두가 만만한 곳이 아니다. 종로구나 중구는 전통적인 경합지역으로 특정정당에 일편단심을 바쳐온 곳이 아니다. 신정치 1번지로 불리는 강남은 모두가 다 아는 대로 한나라당의 텃밭에 가까운 곳이다. 어느 한 곳 당선을 장담할 데가 없다.

그런데도 손학규 대표는 출마하기로 했다. 왜일까? 왜 모험수를 선택한 걸까?

표현이 잘못 됐다. 손학규 대표는 선택한 게 아니다. 필수 코스를 밟는 것뿐이다.
▲ ⓒ연합

연착륙을 했다는 건 자타가 인정한다. 대선 패배의 폐허를 딛고, 당내 세력기반이 전무한 취약점을 극복하고 대표로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응했고 쇄신 공천의 기틀을 잡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런 성과는 미완인 채로 남아있다. 어음을 받아든 상태이지 수금을 끝낸 상태는 아니다. 그래서 흑자부도가 날 수도 있다.

모험수 지역구 출마, 당선 보증은 없다

총선에서 끝을 봐야 한다. 두 달여의 성과를 의석수로 확정해야 한다. 그래야 대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의치가 않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준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빠지고 있지만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건 아니다.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견제론이 급부상하면서 안정론에 맞먹는 응답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것이 민주당 바람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 폼만 잡다가 춤 한 번 추지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바람을 일으켜야 하고 그러려면 나서야 한다. 유권자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거물이 출마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인접지역에 훈풍을 보내야 한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안다. '그렇게 해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장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중진급 의원마저 자신의 오랜 지역구에서 명함돌리기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손학규 대표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그가 대선 경선과정에서 얻은 지지율은 한자리 수였다. 이런 저조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어디에도 없다. 대표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에서 후한 점수를 받긴 하지만 그건 지지율과는 별개 항목이다.

게다가 손학규 대표가 저울질하는 지역구는 모두 생면부지인 곳이다. 그 지역 유권자로선 '우리 동네 사람'이라고 느낄 여지가 거의 없다.

장담할 수가 없다. 바람은 고사하고 정치적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그래서 모험수다.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모험수다. 밑천을 탈탈 털어 올인해야 하는 배팅이다.

정동영 전 장관은?

말하다 보니 궁금해진다. 그럼 정동영 전 장관은 어떨까? 그 또한 서울 출마를 사실상 작심하고 출마 지역구 선택을 당에 맡겼다고 한다. 그라면 어떨까?

지지도나 인지도 면에서 보면 손학규 대표보다 낫다. 명색이 대선 후보였고, 득표율 26%를 기록했던 그다. 경쟁력만 놓고 보면 오히려 그가 손학규 전 대표보다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건 노무현 정부 5년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게 타격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동영 전 장관 보기를 배신 때린 옛 애인 보듯 할 수 있다. 이러면 곤란해진다. 정동영 전 장관은 늪에 빠질 수 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앞서 말한 이유는 여전히 유효하고 강력하다. 민주당은 선택의 수가 없다. 진법을 따질 계제가 아니다. 죽든 살든 벌떼 작전을 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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