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지지자는 투표장에 가지 않았고, 투표를 한 민노당 지지자는 권영길 후보를 찍지 않았다. 민노당 '싱크탱크'인 <진보정치연구소>가 28일 발표한 대선 패인 분석은 이렇게 요약된다.
진보정치연구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대선 직후인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노당 지지층의 투표율은 타 정당 지지층의 투표율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한나라당(88.0%), 대통합민주신당(84.4%), 이회창신당(88.5%), 창조한국당(80.2%) 지지층이 모두 80%대 이상의 투표율을 보인 데 반해, 민노당 지지층의 투표율은 74.7%에 불과했다.
대부분 공식 집계된 대선 투표율(63.0%)보다 높은 수치이나, 이는 "사후조사 응답자들이 투표를 한 것처럼 가장해서 응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경향을 감안하면 민노당 지지층의 실제 투표율은 60% 미만일 것이라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투표를 한 민노당 지지자 가운데 권영길 후보에게 표를 던진 비율은 23.5%에 불과했다. 권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나머지 당 지지층은 정동영(23.6%), 문국현(18.8%), 이명박(17.7%), 이회창(12.5%) 후보에게 표를 줬다.
이 역시 충성도가 높게 나타난 다른 당 지지층과 대조된다. 지지정당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은 한나라당(88.2%), 대통합민주신당(84.3%), 이회창신당(75.9%), 창조한국당(51.6%) 순이었다.
이 같은 낮은 충성도는 지지정당의 후보에 대한 불만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민노당 대선후보가 결정되기 전인 지난 9월 민노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같은 조사에선 당 후보 지지도가 77.3%에 달했다. 이번 조사와 비교하면 선거가 진행된 석달 간 무려 3분의 2에 달하는 지지층을 잃어버렸다는 얘기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