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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명박 '과반 득표' 가능성 높다"

[D-5] '싱거운 대선' 4대 관전 포인트

닷새 남았다. 예전 같으면 마지막 주말 대회전에 각 세력과 후보가 사력을 다할 테지만, 유례없이 싱거운 승부가 예상되는 탓에 올해 대선은 일찌감치 밋밋한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든 분위기다. 이명박 후보는 아예 주말 유세일정을 잡지도 않았다.

정치권의 관심이 내년 총선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그래도 대선 없이는 총선도 없다. 대반전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지면서 각 세력이 실질적으로 주력하는 대목은 '총선의 선행지표'로서의 대선 성적표다. 대선에서 체면치레는 해 놔야 그나마 내년 총선 전망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과반 득표' 헛말 아니다

여론조사 공표 허용 기간인 13일까지 발표된 각 언론의 조사에 따르면 이명박 후보는 45% 안팎의 견조한 안정세를 보였다. 부동층의 막판 밴드왜건 효과까지 감안하면 추가 상승의 여력도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관측.
▲ ⓒ뉴시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수석전문위원은 14일 "투표 확실층의 지지도가 48%까지 올라갔고 부동층이 15~20%인 상황이어서 산술적으로 보면 과반 득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 심리 속에는 대세론 탓에 '내가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가 작동할 가능성이 있지만 과반 득표 자체에 대한 견제심리는 크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만약 이 후보가 박정희 이후 전무후무했던 과반 득표에 성공한다면 상당한 함의를 갖는다. 한나라당은 55% 득표를 목표치로 잡았다. 표면적으로는 "안정적 지지기반 속에 새정부를 출범시켜 공약을 힘 있게 추진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집권의 토대구축이라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으나 다분히 내년 총선 압승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대선에서 50% 이상을 달성해야 총선에 대비하면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의회권력까지 탈환함으로써 보수당이 원내1당에서 처음으로 밀려났던 2004년 총선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 '싹쓸이'에 이어 정권 탈환, 의회권력 장악 성공 등 유례없는 '보수 독점체제'가 구축된다.

물론 과반 득표가 곧바로 총선 승리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견제심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87년 대선 직후 치러진 88년 총선도 결과는 여소야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 보인다.

한귀영 위원은 "견제심리가 작동하려면 그 사이에 통합신당이 전열을 정비해 대안으로서의 비전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인데 이런 모습대로라면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호남도 무너지나?

이명박 후보의 호남 지지율도 이와 연동돼 있다. 이 후보와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한 위원은 "호남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어쩌다 한번 10%를 넘는 정도이지만 후보 지지율은 꾸준하게 1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호남 두 자릿수 득표가 제법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호남에서 무려 93.2%를 거둬들인 반면 이회창 후보는 4.9% 득표에 그친 것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법하다.

만약 이명박 후보의 호남 두 자릿수 득표가 현실이 될 경우 정치권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광주로 상징되는 민주화의 전진기지, DJ로 표상되는 범여권의 정치적 아성이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 정치세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민주당이 궤멸적 상황에 처해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으로 백기투항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명박의 한나라당은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의 위용을 뽐낼 수 있게 된다.

민주당과의 통합 협상이 번번이 좌초된 통합신당으로서는 완벽한 포위구도 속에 고전이 예상된다. 게다가 문국현 후보가 대선에서 7~8%의 득표율을 유지하고 총선까지 '마이웨이' 방침을 고수한다면 통합신당에게는 또 다른 위협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정동영 25%, 이회창 15% 마지노선

2~3위 경쟁을 하고 있는 정동영,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도 대선 이후의 정치질서와 관련해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양측은 언론에 보도된 지지율 조사는 엉터리라고 애써 무시했으나 대세를 부정할 정도는 아니다.

최소한 2위는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큰 쪽은 정동영 후보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자체조사를 근거로 "정 후보가 25%를 넘어 30%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양강 구도를 강조하기 위한 수사로 풀이되지만, 이는 사실 정 후보의 '배수진'이나 다름없다.

25~30%는 대선 후 정 후보의 정치적 위상, 통합신당의 진로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귀영 위원은 "정 후보가 20%는 넘을 것 같지만 25% 이상을 장담하기는 현재로선 힘들다"고 밝혔다.

만약 마지노선인 25% 득표에 실패할 경우 정 후보는 개인적으로 차기를 도모할 만한 근거가 빈약해진다. 이 경우 선거전략, 정 후보의 리더십 등에 대한 내부 평가가 논란거리로 등장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통합신당으로서도 총선 전망이 매우 어두워진다. 한 위원은 "만약 대선에서 25% 이하로 내려가면 수도권이 외면한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수도권에 적을 둔 의원들에게 과연 이 당으로 가능하겠느냐는 회의감이 확산돼 또다시 정계개편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돈과 세력이 없다"고 앓는 소리를 해 온 이회창 후보는 15%가 마지노선이다. 15%는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 받을 수 있는 기준이다. 10~15%는 절반, 10%에 미달하면 한 푼도 못 건진다.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12~13%를 얻은 것으로 나타난다.

돈 문제는 부차적이다. 숱한 눈총과 '보수 분열'에 대한 질타에도 불구하고 대선 3수를 감행한 이 후보가 대선 뒤에도 현역 정치인으로 살아남을 수 있기 위한 기반의 의미로 15%가 거론된다.

한 위원은 "이 후보가 15%를 얻는다면 충청권에서 30% 이상의 지지를 얻는다는 의미"라며 "충청과 영남 기반에 보수라는 이념을 통해 내년 총선을 도모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노당도 뒤숭숭

민주노동당은 "8%, 200만 표 득표"를 목표치로 내놨다. 내부적으로는 6%를 얻어도 만족할 만하다는 얘기들이 많다.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권영길 후보 지지율은 2~4%이지만 막상 투표일에 노동자, 농민, 서민의 조직력이 발휘되면 당 지지율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노당의 지지율은 5~6%대다.

하지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권영길 후보의 지지율 탓에 불안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권영길 후보조차 "인정하기 쉽지 않지만 대선은 예견된 결과를 넘어서지 못할 것 같다"고 대선 패배를 예견한 듯한 답답함을 토로했을 지경.

권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권영길이 얻는 표는 2008년 격랑의 총선에서 민노당이 가질 수 있는 종자돈이 될 것"이라고 막판 지지를 호소했으나 대선 성적표가 신통치 않을 경우 민노당도 적지 않은 후폭풍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귀영 위원은 "권 후보는 민노총이라는 노동자 조직표가 있기 때문에 이들이 얼마나 결집하느냐에 따라 지금의 수치보다는 더 나올 여지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민노당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조직노동자들의 뒷심이 받쳐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002년 대선 당시 권 후보의 득표율은 3.9%. 당시 노무현-이회창 후보 사이의 피 말리는 접전 속에 '사표 방지' 심리가 강하게 작동한 점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성공적인 기록으로 평가받았다.

만약 올해의 '느슨한 선거'에서 권 후보가 2002년 득표율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한귀영 위원은 "민노당의 총선 전망이 대단히 어두워진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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