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북한 핵포기 의사 확신"

CNN 인터뷰서…"퇴임 후 자유인으로 돌아가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믿고 그렇게 해 왔으며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8일 미국 뉴스전문채널 CNN '토크아시아'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라며 이같이 말하고 "핵무기를 갖지 않는 것이 갖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상황만 조성되면 핵무기를 가질 이유가 없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절대 불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문제가 풀리는 것을 좀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세밀하게 하나씩 쪼개 절차마다 질문을 한한다.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북한은 절대로 믿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한 참여정부 출범 초기 미국과의 갈등설과 관련해 "부시 대통령과 참모들 중에는 보다 강경한 수단, 모든 옵션을 항상 고려하고 있고 그렇게 말해왔는데 한국에는 절대 불가능한 옵션이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의 배경에 대해선 "임기 초는 한미관계에서 매우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세련되게 조율해 나가야 될 필요가 있는 시점이었다"며 "한미협력관계가 중요했다는 게 결정적 이유였다"고 밝혔다.
  
  "김정일 유연성 가진 협상가"
  
  노 대통령은 이어 지난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만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직선적으로 얘기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유머도 사용하고 상대방에게 안정감을 주고 호감을 느끼게 한다"며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화술을 가진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또한 "자기 주장을 할 때는 하고, 양보할 때는 확실히 양보하는 등 협상 자체에 있어 유연성을 가진 협상가"라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했던 한국인 피랍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몸값을 지불했다는 소문과 관련해 "저는 그런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당시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 "국가가 불법적인 야만행위를 하는 사람들과 협상할 수 있는가.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굉장히 치욕스러운 것"이라며 "그것도 살짝 숨어서 협상하는 것이 아니고 만천하에 공개하고 협상하자는 것이니까 그 협상에 응한다는 것이 정말 대통령으로서는 힘든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편안히 뉴스 볼 수 있을 것"
  
  노 대통령은 퇴임 후 구상과 관련해 "한국에서 대통령을 그만두는 것은 정치도 그만둔다는 얘기"라며 "옛날에 정치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희망했고 되고 싶었던 것이 자유인이었으니까 자유인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나와 관계없는 뉴스가 없고, 내 책임의 범위 안에 연결돼 편안히 뉴스를 볼 수 없었다"며 "이제 대통령 자리를 벗어나면 느낌이 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보는 뉴스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편 2002년 대통령 후보 당시 자발적 지원금 모금 운동의 일환이었던 '희망돼지', 2004년 탄핵 당시 격려의 편지 등을 거론하며 "개인적으로도 뜻 깊은 일이지만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