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변호사는 "1999년 '중앙일보 주주명의자는 홍석현 회장으로 하되 홍석현 회장은 의결권이 없으며, 이건희 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이 담긴 주식명의신탁계약서를 비밀리에 직접 작성했다"며 "이 계약서는 김인주 사장의 지시로 작성됐으며 1부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일보>는 삼성 구조본에 자금줄을 대고 지원을 받았다"며 <중앙일보>의 위장계열분리 실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지하주차장 수리비용까지 삼성 구조본에 요구해"
김 변호사는 "<중앙일보>는 삼성과 분리됐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구조본 재무팀에 와서 비용을 요구했다"며 "수해로 지하주차장이 파손됐을 때 그 수리비용까지 요구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박인회 씨가 X파일로 삼성에 협박하기 전에 <중앙일보>에 이것을 협박 겸 테이프를 사라고 제의했다"며 "당시 20억 원을 제의했는데 <중앙일보>가 협상을 잘해서 10억 원에 사기로 했으니 돈을 지원해달라고 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X파일 테이프의) 복사본도 있을 수 있고, 살 필요가 없다며 그러지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김인주 사장이 (삼성 본관) 재무팀장 방에서 (중앙일보 사옥에 붙여져 있는) <중앙일보> 로고인 ⓙ 표시를 보면서 욕을 많이 했다"며 "만날 때마다 뜯어가려 하는 도둑놈들이라면서 그랬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최근 3년의 상황은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몸 담았던 때까지는 삼성과 중앙일보가 분리되지 않았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같은 김 변호사의 폭로에 대해 <중앙일보> 전략기획실 측은 "현재 담당자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라며 해명하지 않았다.
| 김용철 변호사 기자회견 일문일답 - 오늘 공개한 자료에서 '파산법원 사무관을 매수해 삼성자동차 분식회계 서류를 부산 해운대에서 소각했다'고 했는데, 이는 직접 확인한 내용인가. "제가 당시 재무팀 소속이어서 어찌 보면 제가 해야 할 일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제가 그런 일에 잘 안 나서니까 재무팀장인 최○○가 직접 팀을 구성해서 충직한 간부들을 현장에 내려보냈고 '매수가 잘 안돼 어렵다'는 보고를 수차례 받는 등 어려운 시도 끝에 결국 해냈고 이를 통보받은 최씨로부터 내용을 들었다." - 김앤장이 삼성의 불법적인 승계에 대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삼성 지배구조와 관련된 건은 김앤장의 우수 변호사들이 핵심주축이 되어 나선다. 김앤장 내부용어로 '시니어 변호사'라고 불리는 경험 많은 변호사들이 직접 고위층과 협상한다." - 홍라희 씨가 구매한 고가미술품이 현재 어디에 있고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행복한 눈물>이 이건희씨 집에 걸려 있다는 얘기를 이재용씨에게 들은 것 외에는 모른다. 홍라희 씨는 한번 그림을 사면 다시 경매소나 시중에 내놓지 않는다. 하지만 이명희씨가 산 것은 경매소 등에 다시 나오기도 한다. (미술품 구매) 해외 송금액이 600억 원대인데 이중 80% 정도, 즉 3분의 2 이상은 홍라희 씨 것이고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저가다. - 홍라희씨의 미술품 구입이 외환관리법 위반인데 검찰조사는 어떻게 됐나. "홍라희씨나 이명희씨는 직접 조사받은 적이 없다. 이 그림은 중간상이었던 홍성원이라는 여성이 크리스티나 소더비에서 사왔으며, 대금은 국내나 해외에서 직접 지급하기도 한다. 중개상인 홍성원씨는 어느 법규 위반인지는 모르겠지만 벌금을 낸 것으로 안다. - 중앙일보와 삼성 사이 주식매매계약서를 비밀리에 작성했다는데, 당시 배경설명을 부탁한다. "삼성은 중앙일보를 계열에서 분리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했는데 홍석현 회장은 당시 주식지분을 살 돈이 없었다. 궁여지책 끝에 이건희 회장이 자신 명의나 차명으로 된 지분을 홍석현에게 명의만 넘겨서 형식상 계열분리를 했다. 자금은 홍석현이 주식 매입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처리했다. 이 계약서는 한 부만 작성돼 삼성이 보관하고 있었다. 자금출처를 검찰이 수사하면 계약서는 나올 것이다." - 이건희 회장 일가에게 비자금이 어떻게 전달됐나. 추가 로비대상을 공개할 의향 없나. "삼성 재무팀의 관재파트 사람들은 조성된 비자금이 이건희 회장의 돈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 사람들은 (공식적으로는) '비자금이 없다'고 말하는 게 당연하다. 회사의 모든 돈은 회장의 돈이다. 관재파트는 비자금 조성을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이건희) 가족 중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연락이 오면 필요할 때마다 전달한다. 로비리스트는 수사절차에서 공식적으로 밝히겠다." - 참여연대 말고 다른 시민단체도 삼성이 관리하고 있나. "내가 참여연대 명단을 확보하게 된 경위부터 설명하겠다. 삼성 기획팀의 대외협력 부서에서 나에게 친삼성적인 성향의 우군단체를 구성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있었으나 내가 꼼짝도 안 하니까 삼성 측이 직접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에 대해 대상자별 접근리스트 만들었다. 나는 삼성이 만든 자료를 받은 뒤 아무 로비활동을 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삼성관련 폭로) 일을 하면서 당시 서류를 찾아낸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 로비를 지시하는 문건이었다." - 누가 지시했다는 말인가. "나는 법무팀장이었기 때문에 나에 대해 직접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이학수, 김인주 둘 밖에 없다. 그리고 참여연대에 대해 삼성의 관리 리스트가 나왔는데 이는 법조인 위주의 리스트일 뿐이다. 정말 영향력 있는 공무원이나 정치인 등은 해마다 삼성 내부에서 작성하는 '핵심지인 리스트'를 통해서 별도로 관리한다. 예를 들어 '전 검찰총장 송광수'라고 하면 바둑이 1급이고 골프를 좋아한다고 정리돼 있다. 그러면 삼성엔지니어링 정 사장이 골프와 바둑을 좋아하고 잘하니 맡는 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긴밀하게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을 따로 관리했다." - 삼성중공업 분식회계 과정에서 김변호사는 어디까지 개입했나. "그것은 내가 작접 하는 일이었다. 삼성 재무팀의 기계관계사 운영담당이었다. 분기당 한 번씩 보고를 받는다. 삼성에서는 이익이 많아도 문제지만 적자가 나면 금융비용이 올라간다. 더구나 당시는 IMF 관리상황이었고 주가가 액면가 이하로 떨어지면 자금조달이 힘들고 회사채 발행도 되지 않는 등 분식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그 후 (분식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액수가 너무 커 '정상화 10년 계획'이 마련됐다.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해결하는 방식이었다. 정상화 TF팀을 운영했는데, 예를 들어 삼성중공업이나 삼성항공 임직원들이 삼성전자의 법인카드를 사용하자는 치사한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는 절박한 상황이었고 내가 직접 했던 것들이었다. 지금은 대부분 정리됐을 것이다." - 마지막 발언은. "같은 언론사라서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인가. 중앙일보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중앙일보 위장계열 분리에 관해서는, 중앙일보는 (자신이) 삼성과 분리됐다고 생각하지 않아 돈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구조본 재무팀에 와서 돈을 요구했다. 몇년 전 수해로 지하주차장이 파손되자 수리비용도 요구했다. 삼성본관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중앙일보 건물의 로고가 보이는데 이를 보면서 김인주 사장이 '매번 돈을 뜯어간다'며 욕을 많이 했다. 삼성 X파일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중앙일보에서 '협상을 잘해서 테이프 원본을 10억원에 사들이겠다'며 돈을 지원해달라고 했지만 내가 '살 필요가 없다'고 해서 사지 않은 적이 있다. 중앙일보는 불법적이든 합법적이든 삼성 구조본의 돈을 받고 있었다. 최근의 상황은 모른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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