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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도, 범보수도 '분열'…혼미한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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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도, 범보수도 '분열'…혼미한 대선

[전망]'6자 구도' 끝까지 갈까?

후보 난립에 가까운 '다자구도'로 17대 대선의 공식 레이스가 시작됐다. '노무현 대 이회창' 양강 구도가 뚜렷했던 2002년 대선과 달리 범여권과 범보수가 모두 분열해 각개약진 중인 올해 대선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국면이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나라당 이명박, 무소속 이회창 후보로 대표되는 범보수의 강세 속에 범여권의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 후보가 파열음을 낼 수 있을지가 최대의 관심사. 범보수와 범여권 모두 '구도의 정비'에 성공하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특히 BBK 의혹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서 '3강', '1강-2중-다약', '2강-1중-다약' 등 변화무쌍한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이같은 유동적 상황과 맞물려 현재로선 범여권 3명, 범보수 2명에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까지 6명이 완주하는 '다극화 구도'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범여권 단일화, 더 어려워졌다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 후보가 25일 앞 다퉈 후보등록을 마침으로서 당분간 범여권 3인방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논의는 공전될 가능성이 높다. 5억 원의 기탁금 납부와 함께 정당의 목표인 집권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하는 절차가 후보등록인만큼 중도하차에도 보다 분명한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지지율과 상관없이 범여권 후보들이 독자노선을 고집할 수밖에 없는 기본적인 이유다.
  
  범여권 단일화는 내달 5일로 예상되는 BBK 수사발표 이후부터 여론조사 발표가 허용되는 마지막 시한인 12일까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보수 2강에 맞서 3강구도 형성이 가능할지 여부, 즉 일정부분 하락이 예상되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을 누가 더 흡수하느냐의 싸움이다.
  
  이 대목에 초점을 맞추면 10% 초반 대의 정동영 후보와 7~8%대의 문국현 후보의 싸움으로 사실상 압축된다. 1~2% 대의 이인제 후보는 BBK 영향권으로부터 다소 떨어져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기 때문이다.
  
  정 후보 측은 "호남의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하고 이명박 후보에게 가 있는 중도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이 돌아와 조만간 20%까지는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후보 측은 "현재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수도권, 화이트칼라, 30~40대 유권자, 경제 대통령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속성 상 문 후보의 지지율에 비약적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동안 문국현 후보에게 유화적인 태도를 취해왔던 정동영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이 공격적인 태도로 돌변한 것은 내부 협상에 앞서 '힘의 우위'를 확인하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문 후보를 견인할만한 압도적인 힘의 우위가 정 후보에게 있느냐는 문제에선 회의적 분석이 적지 않다. '과연 정동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집권 가능성에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BBK 정국에서도 정 후보가 이렇다 할 지지율 상승을 이뤄내지 못한 탓에 정 후보와 신당의 내부 긴장도는 대단히 높아진 상태다.
  
  이인제 후보와의 단일화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 후보는 25일 고건 총리의 영입계획과 관련해 "조만간 찾아 뵐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남에서 상당한 지지와 영향력을 확인하고 있는 고 전 총리를 끌어들여 민주당과 이 후보의 백기투항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과의 합당 협상이 안팎으로 상처만 남기고 무산된 데다 현재로선 이인제 후보가 중도하차해야 할 조건도 무르익지 않아 양측의 단일화 협상이 재개되기까지는 상당한 냉각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인제 후보는 이날 정 후보를 "오만한 후보", "불능의 후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3자구도' 구축의 출발점인 범여권 단일화의 난항이 예상되는 탓에 대선일 전까지 '3강구도'가 형성될지도 매우 불투명하다. 요컨대 단일화의 유일한 명분이자 이유인 '뭉치면 해볼만하다'는 전망이 서지 않으면 세 후보가 모두 각자의 길을 고집하는 다자구도를 배제할 수 없다.
  
  '보수 내전'도 종결 어려울 듯
  
  소위 '보수 내전'이라고 불리는 범보수 '2강'의 역관계도 BBK 의혹의 향배에 달렸다. 현재로선 두 사람의 단일화 가능성도 대단히 낮다.
  
  제1야당의 경선을 통과한 이명박 후보가 자진해 완주를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예정된 수순으로 볼 때 이회창 후보의 완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범여권 후보들이 단일화에 성공해 '보수집권'을 위협할 정도로 치고 올라오거나, 이회창 후보가 막판까지 큰 격차로 이명박 후보에게 뒤쳐질 경우 이회창 후보로선 '정권교체를 위한 살신성인' 압박을 피해가긴 쉽지 않다.
  
  만약 BBK 정국 이후에도 이 후보의 지지율이 마지노선인 35%를 견뎌내고 이회창 후보가 중도하차해 힘을 실어준다면 '보수집권 대세론'의 강풍이 대선 전반을 휘감아 대단히 싱거운 승부로 대선이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인사들과 정치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적어도 한번은 크게 휘청거릴 때가 온다는 것.
  
  검찰 수사에서 BBK 연루가 확인돼 이명박 후보가 치명상을 입을 경우 1년을 넘게 이어온 이명박 대세론은 흔적 없이 무너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검찰이 '애매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더라도 추후 정치적 공방이 불가피해 일정한 타격이 예상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 경우 최대의 수혜자를 이회창 후보로 본다. 두 사람의 지지율이 엇비슷하거나 역전될 경우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하는 보수 후보들 간의 난타전을 보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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