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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노무현 타고 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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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동영, '노무현 타고 넘기'?

파병연장 반대, 脫盧-反李 '일석이조'

정동영 후보가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지 9일이 지났다. 경선의 경쟁자였던 손학규, 이해찬 후보를 선대위원장으로 끌어안아 '통합형 선대위'를 발족시킴으로써 당초 우려됐던 '당내 분란'은 무난하게 진화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정 후보의 열린우리당 탈당을 비판하며 자신은 "당에서 쫓겨났다"고 비판적 발언을 쏟아내는가 하면, 이라크 파병 연장안을 둘러싸고 노 대통령과 정 후보의 입장차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대(對) 노무현' 관계가 당면한 최대의 과제로 남았다.

"왜 노 대통령이 관심인가?"

24일 보도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정 후보는 노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대목에선 뜸을 들였다고 한다. 정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응원을 받고 싶다"고 했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 억울한 꼴을 당할 것"이라고 청와대를 향한 경고성 한마디를 했다.

정동영 선대위의 민병두 전략기획실장은 이날 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언론의 관심에 "잘 되고 있으니 오버해서 쓰지 말라"고 무마했다. 민 실장은 "2007년의 대선후보는 정동영과 이명박인데 왜 노 대통령에게 많은 관심을 갖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대선전이 가열될수록 현직 대통령의 변수는 급속히 해체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정동영 대선후보가 새로운 가치와 낡은 가치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있다.ⓒNEWSIS

김현미 대변인은 "(노 대통령과) 인간적으로 잘 지내는 것과 (대선의) 변수로 삼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우리는 잘 지내고 싶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경고'와 '화해' 메시지가 병존하는 가운데 노 대통령과의 '정치적 관계'에선 여전히 불편함이 정리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현안 문제에선 적극적인 '노무현 타고 넘기' 전략이 역력히 엿보였다. 로스쿨 정원을 1500명으로 제한한 정부의 방침에 정 후보가 반대한 것이나, 당면 쟁점이 된 이라크 파병연장안에 대한 정 후보의 자신감이 이를 보여준다.

정 후보의 파병 연장안에 대한 강한 반대 입장이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비쳐진 점에 대해 민 실장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차단했다. 민 실장은 그러나 "이해찬 전 총리가 (파병 반대에 대해) 가장 원칙적이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며 친노 세력의 이탈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 후보가 직접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라크에서 철군하는 것이 당당한 한국의 힘을 강화하는 것이고 한미 호혜 관계 증진에 보탬이 된다"고 의원들의 파병연장 반대를 독려한 장면은 이를 매개로 노 대통령과의 '차이'를 드러내려는 전략으로 읽혔다.

정 후보에게 파병연장 문제는 '자주외교' 노선을 강조함으로써 흩어진 진보·개혁 진영의 결속을 도모할만한 디딤돌인 한편, 파병연장 찬성 입장을 밝힌 이명박 후보와 대립선 긋기가 매우 용이하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치전쟁' 선포

남은 문제는 노 대통령에 대한 정책적 차별화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전방위 각세우기로 요약되는 정 후보의 행보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인가이다.

YTN과 한국리서치의 전날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는 20.4%를 기록, 처음으로 20%대의 고지를 넘어섰다. 민 실장은 "지지율이 30%가 되면 정치지형의 지각변동이 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일정한 상승세가 확인된 건 분명하다. 그러나 경선 효과의 약효가 다해가는 가운데 추가적인 지지율 상승은 전적으로 정 후보의 몫이 됐다. 이와 관련해 정 후보는 후보선출 이후부터 전개해 온 소위 이명박 후보와의 '가치 전쟁'을 고강도로 벌일 계획이다.

정 후보가 의총에서 직접 녹색 칠판을 준비해 '가족', '기회', '좋은 성장', '약자 및 소수자 통합', '평화' 등 '5대 지향점'을 써내려가며 의원들에 대한 '가치 강의'를 수행한 것도 그 일환이다. 이에 반해 그는 이명박 후보의 지향점을 '정글자본주의', '교육양극화', '재벌경제', '약육강식', '대결주의'로 대비시켰다. 이 후보와 자신의 대결은 '낡은 가치' 대 '새로운 가치'의 대결이라는 것.

민 실장은 "가치 전쟁은 이념 전쟁과 다르다"며 정 후보의 행보가 이념 논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제3의 길이 등장한 이후에는 대게 가치 논쟁을 한다"며 "예컨대 이명박의 경제대통령은 허상인데 대중들의 인식 때문에 가치전쟁부터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민 실장은 "평화는 우리가 압도적 우위이고 경제는 '이명박의 경제 레코드'도 사실상 허구"라며 "교육, 일자리 등 구체적 공약에서 우리가 비교우위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민 실장은 이를 통해 "전통적 지지층을 묶어내고 중원에서 대결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FGI(집단심층인터뷰)를 해보면 30~50대 연령층에선 이명박 후보의 '국민성공 시대'보다는 정 후보의 '가족 행복시대'라는 구호를 더 피부에 와닿는 의제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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