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심상정 '결선 승리' 다짐

권영길 "모든 상황이 낙관적" vs 심상정 "대역전드라마 연출"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경선 1차 투표가 마감된 뒤 결선에 오른 권영길, 심상정 후보가 마주앉았다. 1차 선거에서 승부를 가르지 못한 권영길 후보의 아쉬운 표정,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심상정 후보의 상기된 표정이 엇갈린 가운데, 두 후보는 저마다 15일까지 진행되는 결선에서의 승리를 다짐했다.
  
  권 후보는 "아쉽지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권영길이기 때문에, 권영길과 함께 걸어가는 것이 대선 승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50% 가까운 지지율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고 자평했다.
  
  권 후보는 "모든 상황이 권영길에게 낙관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며 "진보진영 전체를 함께 어우르고 대선단을 꾸려서 나가는 역동성이야말로 민노당 대선 승리의 길"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민노당의 역동적 변화를 주문하는 당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내일부터 진행되는 결선은 일차 경선의 연장선이 아니다. 진정으로 대선승리의 전략이 무엇인가, 승부수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선거"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특히 "이번 선거는 심상정 개인에 대한 지지를 넘어서서 변화와 혁신을 완수해 역동적 변화로 대선 승리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며 "그 속에는 노회찬을 지지한 당심도 포함돼 있다"고 '노-심 연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은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수도권 지역 경선 뒤 가진 두 후보의 기자회견 전문.
  
  모두발언
  
  ○…권영길
  
  솔직히 아쉽지만 겸허히 받아들인다. 민주노동당의 대선승리를 위해, 권영길의 승리를 위해 겸허히 수용할 부분은 수용하겠다. 모든 상황이 권영길에게 낙관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서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
  
  심 후보와 경선을 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도 많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진보정당답게, 민노당답게 더욱 더 아름다운 경선을 보여주겠다. 민노당과 보수정당이 어떻게 다른지 보게 될 것이다. 노회찬 후보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인사를 드린다. 노 후보가 마지막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민노당의 발전을 위해 매진할 것을 믿고 있다. 심상정 후보와 경선을 함께하게 된 것 영광으로 생각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심상정
  
  민노당의 과감한 혁신과 변화만이 이번 대선 승리를 일굴 수 있다는 확신에서 출발했다. 첫 공약도 민노당의 역동적 변화가 최고의 대선경쟁력이라는 것이었다. 강한 혁신방안을 내세웠다. 출발할 때만 해도 이런 나의 확신이 당원들에게 얼마나 공감될지 확신이 없었다. 오늘의 결과는 나의 뜻이 곧 민노당 당원들의 뜻임을 확인한 것이다. 민노당의 역동적 변화를 주문하는 당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2차 결선은 1%도 안되는 수치로 낙선한 권 후보와의 경선이기 때문에 싱거운 절차만 남은 게 아니냐고 하지만, 내일부터 진행되는 결선은 일차 경선의 연장선이 아니다. 진정으로 대선승리의 전략이 무엇인가, 승부수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선거다. 그런 당원동지들이 승리하는 민노당을 선택할 것으로 생각한다.
  
  노 후보를 지지했던 동지들의 뜻을 가슴깊이 새기고 결선투표에서 확실히 승리를 안아오겠다. 노 후보를 지지한 표심은 당의 변화를 열망하는 표심이고, 그 핵심은 대표선수 교체다. 노 후보를 지지한 표심이 심상정을 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 권 후보를 지지한 표심도 결선투표에서 진정으로 민노당의 승리의 승부수가 뭔지를 다시 고민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차 선거는 새로운 선거다. 새 선거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기대해도 좋다.
  
  일문일답
  
  -권 후보가 이름값을 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권영길 : 권영길에 대한 지지는 권영길에 대한 지지일 뿐만 아니라 민노당이 어떻게 걸어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설정이다. 이름값을 못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민노당의 역사에 있어서 놀랄만한 득표를 했다고 보고 있다.
  
  결선에서 함께 할 심상정 후보는 실질적으로 지난 3년간 권영길이 지워진 속에서 국민들의 절대적인 주목을 받았던 분이다. 그럼에도 권영길에게 50% 가까운 표를 찍었다는 것은 놀랄 만한 현상이다. 심 후보가 강조한 역동성의 차이란 개인의 역동성의 차이가 아니라 당 활동의 역동성이다. 진보진영 전체를 함께 어우르고 대선단을 꾸려서 나가는 역동성이야말로 민노당 대선 승리의 길이다. 이제 정말로 민노당의 역동성이 어떤 역동성이 돼야 하는지 당원들이 판단할 것이다.
  
  권영길, 이름값 했다. 권영길이었기 때문에, 권영길과 함께 걸어가는 것이 대선 승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50% 가까운 지지율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과반에 가까운 득표는 놀라운 것이다.
  
  -노회찬 후보의 지지표가 심상정 후보 쪽으로 올 것으로 기대하는지?
  
  심상정 : 권 후보는 노동운동을 하며 가장 존경하고 잘 모셔온 지도자다. 민노당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당의 명실상부한 얼굴이다. 내가 감히 권영길 선배와 이름을 견줄 수 있었던 것은 권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고 간다. 때가 되면 낡은 것은 가고 새로운 것이 도래한다는 것이다. 권 후보는 당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헌신했고 그로 인해 7년 민노당의 역사가 있었다. 민노당은 이제 새로운 질적 도약을 원한다. 국민들이 민노당에 요구하는 것은 원내에 와서 한번 해보라는 게 아니라 집권능력을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부족한 심상정에게 있다. 이번 경선과정에서 당원들이 성원해준 뜨거운 지지는 분에 넘치는 사랑과 관심이다. 심상정 개인에 대한 지지를 넘어서서 변화와 혁신을 완수해 역동적 변화로 대선 승리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다. 그 속에는 노회찬을 지지한 당심도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의 경선을 자평하자면?
  
  권영길 : 보수정당과 다른 경선을 보여줬다. 민노당에게 지적되는 부분 중에 집권의 현실적 힘이 있느냐는 것이었는데 수권정당의 자질과 능력을 보여준 점은 성공이다. 민노당 당원들이 바라는 바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권영길이 과반을 넘기지 않았지만 역시 권영길이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심상정, 노회찬 후보의 표를 합산하면 권영길과 비슷하지만 별개로 볼 때는 70%에 가까운 표심은 심상정, 노회찬에게는 아직은 조금 더 기회를 가지라는 뜻이다.
  
  심상정 : 다른 보수정당과 달리 정책 중심의 깨끗한 선거를 하면서 치열한 경선을 치렀다. 흥행이 잘 안된 것은 언론의 외면 때문 아닌가 싶다. 경선 과정에선 두 가지 점에서 민노당의 질적 도약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본다.
  
  첫째, 민노당은 유례없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살아나고 있다. 당원들의 열정과 헌신이 넘쳐나는 민노당이 될 것이다. 민노당의 질적 도약을 위한 많은 과제들이 가감 없이 제시됐다. 발전의 전망을 둘러싼 문제제기들은 당의 강화발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둘째, 대선승리, 본선승리의 확고한 비전을 마련했다. 권 후보가 되건 내가 되건 경선 과정에서 국민들이 민노당에게 주문하는 비전, 정책과 요구들을 쌓아왔다. 집권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 정말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들이 보게 될 것이다.
  
  -결선을 앞두고 당부하고 싶은 말은?
  
  권영길 : 민노당의 경선 절차, 과정, 결과는 민노당이 수권정당이 될 수 있음을, 집권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형식적, 내용적 측면에서 모두 그렇다. 2차경선에서도 당의 강화는 물론이고 그 결과를 통해 반드시 대선 승리의 길로 갈 수 있도록 만들어 갈 것이다. 그런 자질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국민들이 민노당에 대한 성원과 지지를 더욱 높게 보여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
  
  심상정 : 민노당의 변화를 주목해 달라. 민노당은 이제 서민들 삶을 책임질 수 있는 대안과 실력을 갖춘 정당으로 다가갈 것이다. 진보정당 다운 젊고 개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당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역동적, 진취적 변화로 대한민국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15일 감동적인 대역전드라마를 연출해 민노당 승리의 기틀을 마련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