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오는 8월 7일부터 사흘간 이철 코레일 사장 퇴진을 위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이에 대해 "무력과 불법으로 부당한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정치투쟁의 극치"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8월 9일에 찬반투표 결과…"압도적 찬성률 예상"
철도노조(위원장 엄길용)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새 달 7일부터 9일까지 이철 사장 및 김천환 여객사업본부장의 퇴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찬반투표는 노조가 지난 13일 대의원대회에서 '사장 퇴진 투쟁'을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철도노조는 "찬반투표 공고하기 전까지 열흘이 못되는 시간 동안 회사의 태도변화를 기다려 왔다"며 "하지만 이철 사장은 KTX·새마을호 승무원 문제 해결외면을 고집하고 구조조정 공격, 철도 공공성 후퇴, 비정규직 차별, 해고자 복직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전혀 태도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 찬반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사장 퇴진'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더 이상 대화로 풀 수 있는 지점을 지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장 퇴진" 총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교섭 등을 통해 KTX·새마을호 승무원 문제를 비롯한 각종 현안들이 접점을 찾기란 더욱 어려운 까닭이다.
총투표 결과는 9일 오후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일단 높은 찬성률을 예상하고 있다. "대의원대회에서도 반대토론 한 명 없이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이며 현장의 분위기도 이철 사장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높다"는 것이다.
총투표가 가결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이철 사장 등 경영진이 물러나야 하는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 하지만 노조는 "2만5000명의 조합원이 사장 퇴진에 찬성할 경우 이들이 남아 있어야 하는 정당성은 사라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비롯해 전국민을 상대로 여론전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코레일 "국민이 주인인 공기업 경영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
노조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코레일은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 주인인 공기업의 경영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철도의 명예를 걸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공기업의 노조가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고 무력과 불법으로 부당한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정치투쟁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이와 더불어 노동조합의 '사장 퇴진' 요구는 "노조가 노사관계 당사자인 사측 대표를 부정함으로써 노조원의 권익을 대변하는 본연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주요 노사현안의 사측 교섭대표더러 퇴진하라고 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코레일은 "이번 투쟁을 합리적인 노사관계 정립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노조의 부당한 요구에 적당히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것을 공개하고 공론화시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노사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것이다.
이철 사장도 "사장 퇴진투쟁을 한다고 해서 원칙에 벗어나는 요구에 적당히 타협하는 일은 추호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코레일은 밝혔다. 코레일은 "공기업의 사장이 노조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한다면 국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노조의 '사장 퇴진 투쟁'은 역설적으로 '사장 연임 운동'을 해주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KTX·새마을호 승무원 단식 22일 만에 중단
철도노조가 '사장 퇴진'이라는 초강수를 실행에 옮김에 따라 지난 3일부터 단식 중이었던 KTX·새마을호 승무원들도 22일 만인 이날 단식을 중단했다.
민세원 지부장은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공사의 태도 변화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계속 단식을 이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