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범여권 대통합'에 성큼

"집권 위해선 대통합해야"…김근태 호소에 화답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13일 "남북평화 정착을 위해 평화를 지향하는 세력이 집권해야 하며 이를 위해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총동우회 주최 초청 강연에서 "과거지향적, 냉전지향적 정치세력의 집권을 막고 평화지향적인 세력이 집권할 수 있도록 커다란 의미의 대통합, 대단결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전 지사는 특히 "그것이 내가 다른 무엇보다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가 대통합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 전날 '대통합의 문지기'를 자처한 김근태 전 의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김 전 의장의 고뇌와 충정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우호적으로 평가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 탈당에 따른 탈색기간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던 손 전 지사의 부담감을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이 상당부분 해소해줬다는 것이다.
  
  손학규 중심의 대통합 모색?
  
  손 전 지사의 행보가 대통합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바뀐 분위기는 역력하지만 그가 당장 대통합 흐름에 합류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범여권 오픈프라이머리나 대선주자 연석회의 참여 여부에 대해 그는 여전히 확답을 미룬 상태.
  
  그는 "단지 기능적 통합, 당장 정치적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얼기설기 엮는 것으로 국민들이 그것을 제대로 된 통합으로 보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통합은 국민에게 새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하고 실용적, 실천적 개혁을 담당하고 평화를 이루고 미래와 세계지향적 경쟁력을 갖는 사회를 만들 새로운 정치세력이 중심이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또한 "저 자신이 평화선진세력을 모으고 결집해 나가면서 선진평화의 길을 비전으로 보여주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런 것을 통해 민주세력, 평화세력이 대동단결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냉전적 사고방식에 기초해서 남북관계를 보거나 형식적 상호주의를 고집하는 남북관계가 돼선 안된다"면서 "선진평화세력이 새 정치세력으로 자리잡아야겠다고 하는 것은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이같은 그의 발언은 열린우리당 탈당파 등 대통합파의 움직임, 민주당과 중도신당의 합당 여부 등 유동적인 정국 상황을 지켜보는 한편, 오는 17일로 예정된 자신의 정치조직 '선진평화연대'의 발족을 계기로 세 불리기에 주력하며 차근차근 대통합의 중심으로 진입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한편 손 전 지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지금 우리가 내륙운하 할 때인가. 한마디로 한심해 죽겠다"면서 "우리가 60년대 개발시대를 살아서 토목공사로 경제를 일으키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면서 한반도를 통합된 경제로 일으킬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