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는 "만의 하나 (대규모 탈당으로) 당이 쪼개져도 탈당은 하지 않겠다. 당에 남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는 23일 일부 친노의원들과의 만찬에서 "탈당을 하거나 통합 과정에서 친노를 배제하는 것은 참여정부와 우리당이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김원기 의원과 만나 나눈 대화내용을 일부 거론하면서 "`친노'(親盧)를 뺀 채 탈당, 제3지대에서 신당을 만드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동참할 수 없다. 친노까지 아우른 대통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한 참석자는 "대통합이 성사되지 않거나 통합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경우를 상정해서 말한 것으로, 시간이 촉박한 만큼 일단 대통합을 위해 집중하자는 취지로 들었다"며 "참여정부를 계승.극복해야 하며, 우리당의 원칙을 계승하는 정당을 선택해야지, 참여정부 실패를 전제로 한 정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후보간, 세력간 연대를 통해 오픈 프라이머리를 치를 수 있다"며 "6월14일 이후에 대통합이 안되고 여러 세력으로 쪼개지면 `가설정당'(Paper Party)을 만들어 오픈 프라이머리를 하는 방안도 가능하며, 이런 형태가 되면 세력이 더이상 나눠지지 않은 채 신설합당 방식으로 통합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최근 당존폐를 둘러싸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논쟁을 벌였던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에 언급, "참여정부와 우리당이 실패했다면서 국민에게 도와달라고 하면 설득력이 있겠느냐"며 비판적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유시민 전 장관에 대해서는 "장점이 65%, 단점이 35%인 사람", "아낀다"며 애정을 표시하면서 "대승적으로 가야 하는데 조직의 논리에 바이어스된 입장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는 참석 의원들의 대선출마 권유에 대해 "20년간의 정치 역정 속에서 무엇을 꼭 하겠다는 욕심을 가진 적이 없으며 대권도 마찬가지"라면서도 "민주개혁세력이 분열하고 있는 정치현실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며 시대적 소명에 응답하는 차원에서 현재 고심하고 있다"며 대권도전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무형의 압박을 많이 받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 시대적 소명, 요청을 회피하는 것도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심경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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