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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조공협상", "제2의 국치일"…정치권도 맹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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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조공협상", "제2의 국치일"…정치권도 맹성토

[한미FTA 뜯어보기 401]천정배-임종인 "협상 무효화" 위해 단식 계속

한미 FTA 협상이 끝내 타결되자 그동안 협상에 반대해 온 정치인들은 2일 한 목소리로 노무현 정부를 비판했다. "조공협상", "한일합방에 이은 제2의 국치일" 등 각종 비난발언이 쏟아졌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과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날 단식을 풀고 "2단계 투쟁"을 선언했으며, 천정배, 임종인 의원은 "협상 무효화 투쟁"으로 요구를 바꿔 무기한 단식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근태 "협정체결 저지에 매진"

김근태 전 의장은 협상 타결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상식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중산층과 서민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행위"라며 "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 우리 사회의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는지 자괴감이 밀려온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더욱 기막힌 일은 일부 관료와 보수언론, 정치권이 삼각동맹을 맺고 펼치고 있는 저급한 이데올로기 공세"라며 "이들은 한미 FTA에 대해 우상숭배에 가까운 생각을 갖고 있다. 협상 내용은 안중에도 없고, 한미 FTA를 하면 나라가 살고, 안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외눈박이 식 공격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협상이 타결된 만큼 호소하는 시간은 끝났다. 이제 단식을 풀고 거친 광야로 나가려고 한다"며 "이제는 호소를 외면한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저지하기 위해 행동해야 할 시간"이라고 2단계 대응을 시사했다.

김 전 의장은 또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동원해 협상 결과를 파악하고 정부 관계자들이 국민의 입장에서 협상에 임했는지 책임을 추궁하겠다"면서 "협상정보와 협상전략을 독점해 온 정부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추궁은 추상같이 엄하고 가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미 FTA 청문회와 국정조사 추진을 예고했다.

김 전 의장은 이와 함께 "오는 6월 정부간 협정 체결 저지에 매진하겠다. 정당과 국회의 울타리를 훌훌 뛰어넘어 정부에 협정체결 유보를 요구하고 관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 비준 반대운동에 돌입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국회비준 과정에 들어가기 전에 정부 간 협정체결을 유보하고 정부와 국회, 국민이 함께 토론해서 재협상의 여지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모든 정당, 사회단체 관계자의 연석회의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천정배 "조공협상 반드시 무효화시킬 것"

천정배 의원은 한미 FTA 협상 타결을 '4.2 조공협상'으로 규정했다. 천 의원은 "참여정부가 경제주권을 넘겨주고 민생을 포기했다"면서 "이는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맹비난했다.

천 의원은 "국익, 민생,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배반한 '3반(反) 밀약'의 책임자는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비상한 각오로 범국민적 항쟁을 통해 4.2 조공협상을 반드시 무효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 탄생에 앞장선 사람으로서 4.2 조공협상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사죄한다"고 덧붙였다.

천 의원 측은 "이제부터 협상 무효화 투쟁으로 목표를 바꿔 무기한 단식 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노당 "협상 타결 원천 무효"

민주노동당은 "한미 FTA가 타결된 4월 2일은 한일합방에 이은 제2의 국치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식 중인 문성현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적 결정에 국민의 참여가 실종된 정부, 오직 오만과 독선으로 일관하는 참여정부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독재 정부에 다름없다"면서 "더 이상 노무현 대통령을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민주노동당은 즉각적으로 타결 원천 무효를 선언하며 불복종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한미 FTA 협상 체결 여부를 국민들에게 직접 묻는 국민투표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의원은 "한미 FTA 체결 여부는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철저하게 이 협상결과가 국민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하고, 또 졸속협상부터 마무리까지 전 과정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도 분명히 해서 국민들에게 보고 드리고 국민투표를 실시해서 체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회찬 의원은 "한미 FTA 체결은 미국의 '비인간적 경제식민주의'가 우리 생활에 파고든 것으로 '심각한 역사적 오류'"라며 "오늘은 125년 전의 통상조약의무를 져버리고 을사늑약에 축배를 들었던 미국이 직접 한국경제를 자신의 속국으로 점령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한미 FTA협상은 '쌍무협상'이 아니라 3무(無)협상이었다"며 "시작이 무책임했고, 과정이 무능력했으며, 결과가 무이득한 협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종인 "제2의 6월 항쟁이 필요한 때"

한편 무소속 임종인 의원도 "국회의 검증과 비준까지는 최소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있다"면서 "국민은 제2의 6월항쟁으로, 국회는 철저한 검증을 통해 비준을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한미 FTA는 미국의 경제식민지가 되고 서민에게는 IMF 외환위기의 10배의 타격을 준다"며 "국민의 저항은 필연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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