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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여왕 김하나' 알고보니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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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여왕 김하나' 알고보니 남성

2003년 당시 고2… `김하나 스팸' 수조 통 추정

수년 전 '스팸여왕 김하나'로 네티즌들 사이에 악명을 떨쳤던 스팸 발송 프로그램 제작자가 신종 수법으로 수십억 통의 스팸을 보냈다가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 2003년 부산의 한 일반계 고등학교 2학년생이었던 박모(현재 21세) 씨는 '김하나'라는 가명으로 마이크로소프트 핫메일(hotmail) 계정을 자동으로 생성해 스팸을 보내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윈도 운영체제용 개발 언어인 '델파이'를 2개월간 연습하면서 만든 습작 프로그램이었다.
  
  박 씨가 이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만난 업자 4명에게 팔아 챙긴 돈은 고작 120만 원이었지만 그 여파는 너무나 컸다.
  
  이 프로그램이 당시 온갖 음란물 광고, 대출 안내 등을 보내던 스팸 발송자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져 나가면서 `김하나'라는 이름이 '스팸의 여왕'으로 통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스팸을) 지워도 지워도 돌아서면 또 김하나"라며 탄식했고 급증하는 스팸에 비상이 걸린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연일 '김하나 스팸 대책회의'를 열고 공식 보고서까지 내놓았다.
  
  2003∼2004년 '김하나' 스팸 프로그램으로 발송된 e메일은 수조(兆) 통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일이 생각보다 커지자 겁을 먹은 박 씨는 스팸 프로그램 제작과 판매를 중단했지만 서울 소재 모 대학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한 뒤 이를 재개했다.
  
  등록금과 학비를 대고 용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그는 작년 봄 대학을 휴학하고 대구의 한 중소기업에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면서도 직장 선배 권모(27) 씨와 함께 스팸 발송 프로그램 제작을 계속했다.
  
  그러나 옛날 '김하나' 시절의 단순한 수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포털업체 등이 한꺼번에 많은 양의 메일을 보내지 못하도록 제한을 가하고 취약점을 보강했기 때문이다.
  
  박 씨와 권 씨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중소기업, 공공기관 등의 서버 318대를 해킹한 뒤 이를 '숙주'로 만든 뒤 네트워크로 연결해 스팸을 '분산 발송'하는 신종 수법을 개발했다.
  
  박 씨와 권 씨는 이런 수법으로 작년 9∼12월 100여 차례에 걸쳐 16억 통의 스팸을 보냈고 여기에 금융기관을 사칭해 사용자가 정보를 입력토록 하는 '피싱' 수법까지 가미해 1만2000여 건의 상세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수집한 개인정보를 암호화해 관리할 정도로 치밀했던 이들은 피해 사례가 보도되자 곧바로 해킹 흔적을 지우고 잠적했으나 경찰의 끈질긴 추적에 결국 덜미가 잡혔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박 씨와 권 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이들에게 1억 원을 주고 개인정보를 사들인 대출업자 박모 씨를 수배했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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