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동연 탈당…김한길∙강봉균도 탈당 시사

"백번을 반성해도 우리당으로는 안돼"

염동연 의원이 예고대로 30일 열린우리당 탈당을 선언했다. 임종인, 이계안, 최재천, 천정배 의원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의 의석수는 134석으로 줄었다. 127석의 한나라당과는 불과 7석 차이.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자 호남의 일정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염 의원의 탈당으로 연쇄탈당 움직임이 재점화 될지 주목된다. 김한길 원내대표, 강봉균 정책위의장도 이날 탈당을 강하게 시사했다.

염동연 "기득권 버리고 제3지대로 나와야"

염 의원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오늘 나의 탈당은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내리는 해고통보"라고 밝혔다.

염 의원은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이 파산의 운명을 피할 수 없듯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정당은 소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나는 우리당 실패의 책임을 물어 나 스스로를 해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 탄생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현 상황에 대해 올바로 책임지는 길을 스스로에게 물었다. 한 때는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하고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결심도 했지만 그것은 통합을 누구보다 앞장서 주장해 왔던 정치인 염동연이 가야 할 길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염 의원은 이어 "지금 이 순간은 그 어떤 오해와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정통민주세력의 재통합과 정권창출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이 심각한 것은 우리가 백번을 반성하고 책임을 진다 해도 우리당의 실패가 우리당의 실패로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며 "민주개혁세력 전체에게 씻기 힘든 분열의 상처와 무능의 낙인을 남겼고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수구세력에게 크나큰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염 의원은 "2007년 우리사회가 바라는 시대정신은 통합"이라며 "흩어져 있는 합리적 중도주의 정치세력이 각자의 기득권을 버리고 제3지대로 나와 양심적 시민사회세력, 건전한 전문가 그룹과 함께 진정한 중도개혁주의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이제 중도개혁 통합신당 건설과 새로운 대안세력의 정권창출에 나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겠다"면서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잘못된 길이라 판명되고 나의 정치적 소신이 국민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한다면 나 스스로 정치를 떠나겠다"고 덧붙였다.

김한길 "본질적 문제는 여전"…강봉균 "시간 지체할 여유 없다"

한편 이날 김한길 원내대표도 "우리당 중심의 변화로 과연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탈당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중앙위가 무사히 끝난 것은 다행이지만 우리는 절차의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한 나머지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변화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절차적 난관을 넘어선다고 해서 본질적인 문제가 저절로 풀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달14일에 치러질 전당대회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가 우리당 중심의 변화인지 아닌지 국민들께 알아봐야 한다. 우리당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우리는 보다 정직하고 냉정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대표와 함께 탈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봉균 정책위의장도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는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질서 있게 신당을 만든다고 해서 많은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