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범죄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남녀 2명이 검찰을 사칭하며 50대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5000만 원을 송금받아 잠적한 사기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20일 오전 종로구의 한 은행에서 C(51ㆍ여ㆍ식당 운영) 씨가 검찰을 사칭한 전화에 속아 5000만 원을 송금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어 말투의 여자 1명과 한국어 말투의 남자 1명이 이날 C 씨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 직원인데 당신 계좌가 검찰을 사칭한 송금 사기 범죄에 이용되고 있으니 곧 출두해 조사받지 않으면 가담자로 보겠다"고 말했다.
C 씨는 겁에 질린 나머지 곧바로 통장과 신용카드를 들고 인근 은행 지점을 찾아갔고 범인들과 1시간 가량 통화를 계속하며 이들이 시키는 대로 자동인출기의 숫자 번호를 정신없이 눌렀고, 그 결과 계좌에 있던 5000만 원이 예금주가 확인되지 않은 두 개의 계좌로 송금됐다.
범인들은 인출기에서 거래 명세서가 나오자마자 C 씨에게 "사모님 신분을 보호해야 하니 명세표 용지를 찢어버리라"고 말해 증거를 없애는 치밀함을 보였다.
C 씨는 "요즘 뉴스에서 검찰을 사칭해 송금 사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터여서 전화 건 사람들이 진짜 검찰 직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들이 '088'로 시작하는 해외 인터넷 전화를 이용해 C 씨에게 전화를 건 점으로 미뤄 이번 사건이 중국 등 해외 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0.5%의 확률에 도전하는 사기극이다. 범인들은 1000명에게 전화를 걸면 5명은 걸려든다고 보고 유사 범죄를 끊임없이 벌이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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