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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과 보건복지부, 누구 말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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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과 보건복지부, 누구 말이 맞나?

'美침술사 자격 인정 조항의 한미FTA 포함' 둘러싸고 진실공방

전국의 한의사들이 10일 오후 2시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 모인다. 다음 주부터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미FTA 협상에서 한국의 한의사와 미국의 침술사 자격을 상호 인정하는 것을 안건에 포함시키는 것 자체를 배제하라고 정부에 요구하기 위한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엄종희)는 이에 앞서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의 비정규 의료인력인 침술사와 한국의 정규 의료인력인 한의사 간의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FTA의 본래 의제인 양국간 자유무역과 경제문제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는 "국민의 생명 및 건강권"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금년 1월 4일까지 서울 부산을 비롯한 16개 시도지부 한의사회 별로 비상총회를 개최하고 "한의계의 모든 역량을 총 결집하여 이에 대한 논의를 결사 저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국민건강수호를 위한 전국 한의사 궐기대회'로 명명된 10일의 과천집회는 그 같은 방침에 따른 첫 번째 실력행사인 셈이다.

한의사협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의사들이 너무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그분들이 너무 민감한 것 같다. 확실히 불신의 시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한의사들의 궐기대회 계획에 대해 "'굳이 왜 저렇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도 말했다.

변재진 보건복지부 차관도 9일 브리핑을 갖고 "한미FTA협상에서 한미 양측은 전문직 자격 상호 인정을 위한 협의 체제 구축에 대해 원칙적 의견 접근을 보았을 뿐 어떤 분야를 우선 협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합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의사협회는 그동안 정부가 "한국이 미국에게 10여 종의 전문직에 대해 자격인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1~2개 직종에 대해 (자격 인정을) 요구할 경우 우리 측에서 거절하기는 힘들다"고 말해 왔었다고 밝혔다. 즉 아직 미국이 미국 침술사자격 인정을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는 보건복지부의 설명은 사실이지만, 만약 미국이 요구할 경우에는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변 차관도 9일의 브리핑에서 "아직 아무런 합의가 없는 상황"이라고만 말했을 뿐 미국이 이 분야의 포함을 요구할 경우 우리 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그동안 정부는 "(미국 침술사가) 한미FTA 협상에서 비록 상호인정 의제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강제사항이 아닌 권유사항이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한의사들을 무마하려고 시도해 왔다는 것이다.

한의사들은 한의사-미국침술사 자격의 상호인정을 한미 FTA에 포함하는 것은 △미국 침술사자격 취득을 미끼로 한 한국 유학생 현혹행위 △국내 침술사 자격 부활 논쟁 재발 △중의학 유학 증가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며, "불법 한방행위를 정부가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므로 우리 정부는 한미 FTA 협상에서 한국의 한의사와 미국의 침술사 자격 상호인정 논의 자체를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 대한한의사협회의 입장이다.

한의사협회는 10일 집회에 전국에서 약 7000명의 한의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궐기대회에 참여하는 한의원들이 진료를 하지 않는 데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6개 시도지부의 산하 분회별로 당직한의원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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