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우리당 흔들기' 본격화

2월 전당대회 주시…與 고건파도 공론화

고건 전 총리와 열린우리당 내 친(親)고건 성향 의원들의 접촉면이 넓어지고 있다. 고 전 총리는 15일 "새로운 대안정치세력의 형성은 내년 3~4월에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우리당 소속 의원들도 '고건 중심의 통합론'을 공론화하며 호응했다.
  
  "우리당 중도성향 의원들과 대화논의 필요"
  
  고 전 총리는 이날 광주전남 경영자총연합 초청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대부분 정당이 내년 2월 전당대회를 예정하고 있는 등 전체적인 정치일정상 그렇게 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합신당 창당을 논의하기 위한 원탁회의 출범 시기에 대해선 "각 당의 진로를 둘러싸고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화기구 자체가 당내 갈등과 연관될 우려가 있다"며 "당초 예상했던 12월 하순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열린우리당 내 의원들과의 관계와 관련해 "김성곤 의원과 수차례 만나 의견교환을 가졌고 중도성향의 정치적 연대를 위한 대화논의의 틀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면서 "앞으로도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개 드는 우리당 고건파
  
  김성곤 등 우리당 일부 의원들도 "지금도 우리당, 민주당, 고건, 국중당 사이에 비공식 접촉은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실사구시', '희망21' 등 우리당 중도실용성향 의원단체가 함께 하고 고건, 민주당, 국민중심당까지 같이 하는 가칭 '중도포럼'을 오는 19일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중도정치 구현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특히 "전당대회 전이라도 연대 대상인 정치 세력들끼리 밀실 혹은 막후 논의가 아닌 공개된 장소에서 떳떳하게 공동의 그림을 논의해보자는 게 중도포럼의 취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당과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원만하게 통합수임기구를 결성하면 이 포럼의 중재 역할은 필요 없게 될 것이지만, 만약 양당 모두 전당대회가 파행되면 이 포럼이 소위 헤쳐모여를 위한 제3지대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 전 총리의 원탁회의 제안과 우리의 제안이 결국은 만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포럼이 시작되면 처음에는 30~40명은 쉽게 모일 것이다. 같이 하겠다는 분들이 상당수 있다"며 "결국에는 우리당 의원들 중 반 이상이 참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영근 의원도 "당 내에 고 전 총리가 주장하는 중도실용개혁 노선에 함께 하고자 하는 의원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공언대로 우리당 내 고건파가 세를 형성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 의원이 연대 세력으로 적시한 '희망21' 등은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이다. 게다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밖 세력과의 연대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있다.
  
  이날 우리당 지도부 회의에서 김근태 의장은 이 같은 움직임에 불쾌감을 표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