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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로드맵 통과 반발…위원장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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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로드맵 통과 반발…위원장 단식

환노위 8일 로드맵 법안 통과…한국노총은 '환영'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 법안이 지난 8일 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해 연내 입법화에 가속도가 붙은 가운데, 법안을 반대해 온 민주노총은 총력저지투쟁에 나섰다.

로드맵 합의 자체를 '야합'이라며 부정해 왔던 민주노총은 11일부터 조준호 위원장의 무기한 단식농성과 더불어 총파업 등 총력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한국노총은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 지난달 15일부터 총파업에 상경투쟁까지 했건만…
▲ 로드맵 관련 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민주노총 간부 1000여 명이 로드맵 저지를 위한 집회를 벌였다.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조준호 위원장이 단식농성 등 로드맵 환노위 통과에 따른 향후의 투쟁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달 15일 4시간 경고 파업을 시작으로 힘겹게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노총은 현장의 피로도를 감안해 전면 총파업은 15일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금속연맹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어느덧 한 달 가까이 돼 가고 있어 지도부의 '총파업' 결심이 현장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이미 법안이 국회 환노위를 거쳐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로드맵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여론화도 민주노총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만의 외로운 장외투쟁이 '로드맵 저지'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게다가 민주노총의 장외투쟁을 바탕으로 장내에서 민주노동당의 힘 만으로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 또한 현실이다.

국회 환노위가 로드맵 법안을 통과시킨 날은 로드맵 저지를 위해 민주노총의 전체 간부들이 1박2일 상경투쟁을 벌인 마지막 날이었다. 그러나 전날 상경해 환노위 법안심사소위가 열리는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을 지킨 민주노총 1000여 간부들의 힘으로도 환노위 통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준호 위원장은 로드맵 법안이 통과된 직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조합원들에게 "오늘 노동악법의 날치기 처리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현장에서 너무 적은 수가 투쟁했다"며 "간부 활동가 몇 명이 하는 투쟁은 그만하자"고 호소했다.

조 위원장은 "80만 조합원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조직되지 않는 것이 슬프고 한스럽다. 되는대로 조직해서 우리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자. 무슨 일이 있어도 월요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환노위, 노사정 합의안 일부 수정해 법안 통과

이에 앞서 국회 환노위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민노당 일부 당원들의 반발로 진통을 겪은 끝에 노동조합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을 표결절차 없이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내용은 지난 9월 민주노총을 제외한 노사정 대표단체들이 합의한 로드맵 안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된 개정안이다.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2009년 12월까지 3년간 유예하는 내용은 그대로 통과됐다.

노사정 합의안과 달라진 부분은 그간 노동계뿐 아니라 전문가들까지 우려를 표시한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 폐지에 달린 보완책에 관한 것들이다.

환노위가 통과시킨 개정안은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대체근로 허용의 범위를 파업참가자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고 허용 기간을 쟁의행위 기간에 한하도록 했다. 또 필수공익 사업장의 범위도 노사정 합의안에 포함됐던 폐.하수 처리, 증기.온수 공급사업장은 제외하고 혈액공급과 항공은 추가했다.

또 '필수공익사업장'에서 파업을 벌어질 때 여러 업무 가운데 응급실 등 일부 업무에는 반드시 기본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필수업무 유지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환노위 개정안은 이 제도가 적용되는 업무를 '공중의 생명, 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규정한 노사정 합의안이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건강' 부분을 제외했다.

이 외에도 경영상 정리해고를 해야 할 경우 60일 전에 사전통보를 해야 한다는 현행 규정을 30~60일로 차등설정한 노사정 합의안을 일부 수정해 50일로 일원화했다.

이날 통과된 로드맵 안은 국회 법사위의 심사를 거쳐 임시국회 회기 중인 다음주 중에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회의 통과를 막으려는 민주노총의 반발이 다음 주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노총 "환영…사회적 대화 통한 합리적 노동운동에 매진할 것"

그 동안 노사관계 로드맵이 노동관계법안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노사정이 합의를 이룬 안이라며 그 의의를 강조해 왔던 한국노총은 이날 법안 통과에 대해 "여야 정치권이 이런 합의를 존중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어 "앞으로도 한국노총은 이번 과정과 같이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합리적인 노동운동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간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대체근로 허용 등 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항에 합의해 줬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노사정 합의안에 도장을 찍었던 한국노총으로서는 로드맵이 국회에서 표류하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었던 셈이다.

그 때문에 한국노총은 국회 법안 처리를 위해 한나라당과 정책협의회 등 여러 통로를 통해 대국회 활동을 벌여 왔다. 한국노총은 앞으로도 본회의 통과까지 지금까지 벌여 온 대국회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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