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盧대통령 스스로 당적정리 가능"

"국정은 우리당이 책임"…비대위 해체도 시사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30일 "임기 말에 차기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성이 강조되고 대통령이 초당적 국정운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스스로 당적을 정리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적 정리 문제는 당이 요구할 일이 아니라 대통령께서 전반적인 정국 운영을 위해 판단과 선택을 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이 탈당 결심을 굳힌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국정 책임론' 강조
  
  김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해도 갑자기 우리당이 야당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며 "여전히 우리당이 국정을 책임진다는 자세를 지켜야 나라가 굴러간다"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이 "우리당이 국정의 중심을 확고히 지키겠다. 어떠한 경우에도 책임을 방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 대표는 다만 "정치권에 여당이 없으면 국정이 더 불안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당정분리 상태로 대통령이 정치는 당에 맡기고 국정운영, 특히 경제와 안보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노 대통령이) 우리당의 미래나 진로에 대해선 당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주는 것이 좋겠다"며 "이는 개인 의견이 아니라 28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공식입장으로 정리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해체 가능"
  
  김 대표는 한편 "지금의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산하고 초비상대책위원회든 특별비상대책위원회든 새로운 기구를 다시 만들어 당의 진로에 대한 책임을 맡기는 방안도 생각해볼 만하다. 가능한 방안 중에 하나다"고 말했다.
  
  내달 9일 정기국회가 종료되면 비대위를 해체하고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 통합신당 등 정계개편 논의를 본격화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또한 친노 세력과의 결별설에 대해선 "그럴 수도 있다"면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가능하다. 또 그런 것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도 여러 의원들이 각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노 대통령의 임기 발언과 관련해선 "임기중단 같은 일은 있어서도 안되고 그런 일이야 있겠느냐"며 "대통령이 정치적 계산을 깔고 발언했다기보다는 인간적으로 솔직하게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