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나에게 돌아갈 곳을 이야기해준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나에게 돌아갈 곳을 이야기해준다

[2006, 우리 시대의 환경 책(8)]<산에서 살다>

올해로 다섯 번째로 개최되는 '환경 책 큰 잔치'의 실행위원회(위원장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가 '올해의 환경 책' 12권과 '2006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 17권을 최종 선정해 2일 발표했다.

환경정의, 풀꽃평화연구소, 교보문고가 주최하는 '2006 환경 책 큰 잔치'는 오는 17일 개막된다. 이 행사는 시민들이 환경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2002년에 시작됐다.

<프레시안>은 '환경 책 큰 잔치' 실행위원회와 공동으로 11월 한 달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이번에 선정된 환경 책 29권에 대한 서평을 싣는다. <편집자>


<산에서 살다>, 최성현 지음, 조화로운삶, 2006년.
▲ <산에서 살다>, 최성현 지음, 조화로운삶, 2006년. ⓒ프레시안

농사꾼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생각난다. 교수직을 버리고 공동체 마을을 이루어 살고 있는 사람, 도시빈민운동을 뒤로 하고 목사 자격증까지 반납하면서 생태주의자로 내려간 사람, 교사인 남편과 약사인 부인이 그 자리를 다 버리고 농사꾼으로 새로 태어난 사람, 농사도 짓고 싶어 시골로 출판사를 옮겼는데 출판사 일보다도 농사일이 더 좋아 출판사 일을 포기하고 농사일에 전념하고 있는 사람 등. 지금도 작은 농사들이 진짜 천하의 큰 뿌리라고 여기며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 이들 모두가 흙이 생명의 샘임을 느끼고 있으리라.

스코트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는 도시를 떠나 농촌에 살면서 "건강을 지키고, 해롭지 않으며, 자기를 잃지 않는 경제를 일궈나가는 조화로운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려 했다. 손수 집을 짓고, 독립된 경제를 꾸리며 유기 농법으로 손수 길러 먹으면서, 사회를 생각하며 바르게 사는 삶을 살려 했다.



그런데 바보 이반 최성현은 왜 산에 사는가?

부엌 위의 둥지를 튼 말벌에게 결국은 길을 터주고, 왕소등에 아줌마(?)에게 피를 빨리면서 '산에 사는 세금'을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콩 세 알 중에 한 알은 새를 위해, 또 한 알은 벌레를 위해 심고, 나머지 한 알을 추수하는 마음을 가지는 데에서 나아가 이제는 쥐를 위해, 산짐승을 위해 다섯 알, 여섯 알을 심어야 하겠단다. 그는 다른 생명을 허용하여 견디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친구가 되어 우주를 느끼려 한다.

나락 한 알 속에서 우주를 느끼는 '장일순'(1928-1994. 원주에서 '한살림운동'을 이끈 생명사상가)처럼 되려 한다. 자신이 우주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장일순'처럼 자신이 '좁쌀 한 알'이 되려 한다.

내가 지은이처럼 자연과 온 생명들을 친구로 받아들이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내 옆의 사람들만이라도 생명으로, 한울로, '나'로 익힐 수 있기를 바란다. 장일순의 "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는지"라는 말처럼.

산에 있는 생명을 소개했던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를 넘어, 이번에는 그 친구들과 사귄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내 몸이 산으로 돌아가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내 마음은 생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해 준다. 귀농한 분들의 삶 이야기나 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과는 다른 맛을 전해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