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벡’ 카피약 도입 논란
백혈병 환자들이 비싼 가격으로 인해 복용에 어려움을 호소하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을 대신할 카피약을 직접 수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백혈병 환우회(이하 환우회) 강주성 사무총장은 5일“물질특허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국가인 인도의 제약회사 낫코(Natco)가 생산중인 비낫(Veenat)이 글리벡과 동일한 약품으로 안전성과 성분분석은 이미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상태”라고 밝히고 “다른 인도제약회사 2,3곳에서도 개발을 마친 상태라 앞으로 국내의 글리벡 보험가격인 2만3천45원의 20분의 1수준인 1달러(1200원) 미만까지 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우회 측이 카피약 자체수입이라는 방안까지 강구하게 된 것은 그동안 약값 협상과정에서 보건복지부에 대한 불신이 쌓인 것도 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환자들에 따르면 글리벡의 국내가격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보건복지부는 ‘OECD국가 중에는 최저가격으로 책정됐다’고 생색을 내며 글리벡의 제조회사인 노바티스의 입장에만 치우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환우회 회원 이재호씨는 “폭리를 취하는 다국적 제약사도 문제지만 더 실망한 것은 환자의 입장은 전혀 반영을 하지 않고 업체의 입장만 대변하는 보건복지부”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글리벡 가격책정에 불만을 품은 환자들이 지난달 25일부터 인권위원회의 교육장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가자 보건복지부와 노바티스사는 지난달 30일 새로운 보험적용과 회사의 부담을 통해 새로운 환자부담금 상정방식을 통해 48% 정도 인하된 가격에 약을 공급하고 작년 11월부터 소급해서 보험적용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환자들은 이런 보건복지부 측의 주장에도 반발하고 있다.
강 사무총장은 “환자들을 생각해서 작년 11월부터 소급해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작년 가을에 결정된 사항을 보건복지부 내의 행정처리 지연으로 시행하지 않다가 뒤늦게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생색을 낸 것이고 구입가격 산정방식의 조정이라는 것도 보건복지부의 약값 계산에 착오가 있던 것을 환우회가 나서서 바로 잡은 것 일 뿐”이라고 말했다.
노바티스의 한국지사 관계자는 환자들의 카피약 수입 계획에 대해 “일반적으로 신약실험 10만 건에서 1건의 성공적인 사례가 나타나고 보통 신약개발 1건당 1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만약 특허권을 부정한다면 더 이상 신약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큰 불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청 관계자는 “특허권 침해여부가 있는 카피약을 수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나 치료를 위해 개인적으로 들여오는 것은 막기 힘들다”며 “별도의 의사처방전은 있어야 복용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런 제약회사와 식품의약청의 의견에 대해 강 사무총장은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충분히 살 수 있는 환자들이 돈과 법률 때문에 약도 다 못 써보고 죽는 것은 너무하다"며 "살 수 있는 사람을 죽게 버려둘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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