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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북 제재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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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북 제재는 이미 시작됐다'

힐 "북한 미사일에 한미간 한 목소리 반응 보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을 순방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한국 방문의 성과에 흡족함을 표시했다. 힐 차관보는 9일 "한국과 미국은 분명히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 목소리의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8일 방한 직후 인천공항에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라며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 동참 희망을 피력했던 힐 차관보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종석 통일부 장관,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실장 등을 잇따라 만난 뒤 이같은 반응을 보인 것. 이는 한국 정부가 미국과 마찬가지로 대북 제재에 착수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쌀·비료 지원 유보에 장관급회담 통한 대북 압박까지
  
  힐 차관보는 이날 이종석 통일부 장관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 일본, 미국은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갖고 대응하고 있지만 다른 입장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중요한 것은 3자 간에 조율해서 한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11~14일 부산에서 열리는 남북장관급회담과 관련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부탁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에 미국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는 힐 차관보가 한국 정부 측에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대북 제재 및 압박에 동참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며 차분한 반응을 보였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추진과 중국과 한국, 일본을 돌며 입장 조율에 나선 힐 차관보의 순방 등을 통해 확인된 '미국의 입장'은 결국 '대북 제재 및 압박'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이어 '한미간의 한 목소리를 확인'했다는 힐 차관보의 방한은 결국 한국 정부가 이같은 대북 제재 및 압박이라는 원칙에 동참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힐 차관보는 "특히 한국도 대북 지원을 검토해 유보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미 5일 비료 10만t과 쌀 50만t의 대북 지원을 유보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방침은 한국 정부도 이미 대북 제재에 착수했음을 보여준다. 힐 차관보는 이종석 장관과의 면담에 앞서 "한국 정부에 충고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이같은 한국 정부의 행보를 떠올려보면 굳이 '충고'할 것도 없었던 셈이다.
  
  더욱이 남한 정부는 장관급회담은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결정했지만 이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감 표명을 위한 통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종석 장관은 이날 힐 차관보와의 면담 자리에서 "장관급회담에서 미사일 및 6자회담 복귀 문제와 관련해 우리의 입장과 국제사회 및 미국의 반응을 가감 없이 정확하게 북측에 전달하고 필요한 사항들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특히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포함해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한국 정부의 대북 경제협력 사업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 남북 협력의 가장 낮은 수준의 협력임을 감안하면 쌀과 비료 지원을 유보하면서 경협을 지속한다는 논리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6자회담 복귀하면 양자대화 가능"…'北의 조건없는 복귀' 기대도 '비현실적'
  
  힐 차관보는 8일 반기문 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6자회담에 북한이 나오기만 하면 그 틀 안에서 만날 수 있다"며 "중국에서 비공식 6자회담이 열릴 경우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양자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계관 부상은 북측의 6자회담 수석대표로 그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상 '6자회담 내의 양자회담'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면 많은 만남을 가질 수 있지만 6자회담 밖에서는 만날 수 없으며 6자회담의 사안을 양자회담 사안으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금융제재를 해제해야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북한의 입장에 대해 그는 "솔직히 말해 지금은 소위 '제스처'를 취할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북한에 대한 양보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사일 발사는 6자회담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또 6자회담 복귀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가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양측의 대립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북한으로 하여금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게 한 측면도 없지 않다.
  
  천영우 본부장은 이같은 북한의 입장에 대해 "미국은 금융제재가 법집행 문제라고 설명해 왔기 때문에 그런 입장이 바뀌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입장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6자회담에 복귀하라는 것도 북한으로서는 받아들이기는 힘든 요구라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주장 역시 '비현실적'이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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