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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우리당, 왜 '우회전'하나 했더니…

초선의원 토론회에서 쏟아진 '우향우' 주문

"대기업 억제, 반기업 정책 노선을 전면적으로 개편해서 친기업 노선으로 180도 바꿔야 한다. 투자 촉진과 일자리 창출에 정부여당이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친북-반미 노선으로 비쳐지는 것을 바꿔서 우리는 친북 반미가 아니라는 모습을 알리도록 노선 수정이 있어야 한다."(오제세 의원)

"참여정부가 개혁을 한다고 했는데 해 놓은 게 뭔가. 말로는 개혁 개혁 했는데 먹고사는 게 무엇이 달라졌나."(노현송 의원)

"서민복지 쪽에는 예산편성을 하면서 많이 돌렸다. 그러나 중산층이 세금을 내면서 응당 받아야 할 대가를 정부와 여당이 주고 있는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김교흥 의원)


15일 오전 열린우리당 초선의원 10여 명이 마련한 '5.31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수렴하기 위한 공개 토론회'에서 나온 일부 의원들의 발언은 최근 열린우리당의 '우향우' 행보의 실체를 여실히 드러냈다.

상당수 의원들이 각각 지역구에서 수렴한 민심을 보고하는 형식을 빌어 선거 패배에 대한 나름의 진단과 함께 부동산 세금 정책 수정 및 청와대에 대한 각종 불만을 쏟아냈다.

진단 : 왜 참패했나?

민병두 의원은 "40대의 분노와 실망이 전통적 지지층인 30대까지 갔고, 탈이념화된 20대에게도 전이되고 있다"며 "20~40대의 여론주도층을 우리 편으로 끌어담을 방안을 모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히 "40대는 민주개혁 담론에서 이탈했고 경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의 구도를 유지하는 것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상실의 10년'을 말하는데 우리는 '나태해진 10년'이 아닌가 싶다"면서 "아랫배가 나오기 시작했다. 분열됐고 안일했다"고 평가했다.

김교흥 의원은 "이번 선거는 20~30대 젊은층과 40대, 호남지역층의 이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40대는 과거 민주-반민주를 고민하고 IMF를 고민하다가 지금은 경제적 고통을 감내하는 층"이라며 "이들은 부패 지방권력 심판론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은 "낮은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만한 대형 선거이슈의 부재로 여야간 전선 형성과 정치참여를 이끌어낼 선거정국으로의 전환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지원 발언과 추병직 건교부장관의 부동산 버블 논쟁도 정책 방향의 옳고 그름을 떠나 불필요한 논쟁을 가열시켰다"고 평가했다.

우원식 의원은 "개혁을 할 수 있는 정당 같지 않다는 지적에 공감했다"며 "중산층과 서민정당이라고 하고 동반성장과 양극화 극복을 말하지만 이는 구두선에 그쳤을 뿐 제도화하는 데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실용을 말하지만 실용이라는 이름을 붙인 반개혁은 경계해야 한다"며 "최대의 개혁은 서민경제이며 정치 중심의 개혁을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산정권' 발언 등을 거론하며 "우리가 지역주의 극복을 말하면서 또 다른 지역을 토대로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냐"면서 이로 인한 호남권의 이탈을 패배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이 외에 신학용 의원은 "증세정책 하고 성공한 정부는 없다. 증세는 백전백패다"며 "갑자기 증세정책을 꺼내든 게 가장 큰 패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조경태 의원은 "우리당은 희망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당원들조차 '지도부의 리더십이 부족했다. 분파적 계파들이 너무 많다. 싸가지 정당이다'는 식의 말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정책 수정 ; "부동산 정책 손질해야"

현안이 된 부동산 세금정책과 관련해선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수였다.

박영선 의원은 "종합부동산세가 강화되더라도 전체 가구의 2% 내외만 영향을 받을 것이며 나머지 대부분의 국민들은 전혀 부담이 없다고 하는 정부측 설명은 공시가격 상승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양도소득세의 변경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어 신중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면제는 다시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송 의원은 "세부담이 늘어난 것에 상당한 반감이 있었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문제는 재고해야 한다"며 "우리가 취하고 있는 정책이 과해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상당수였다"고 말했다.

김교흥 의원은 "부동산 정책 수립에서 전문가와 여론의 의견을 듣고 이를 돌아보는 검증분석 단계를 거쳐 법안과 정책이 나왔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부분을 지적할 만하다"며 "실물경제 측면에서 부동산의 흐름과 유동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재윤 의원은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집값을 잡을 수 있었는데 왜 참여정부가 반대했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조경태 의원은 "기존 정책에서 고쳐야 할 부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근간을 흔들면 혼돈을 줄 수 있다"며 "장기적 과제로 놓고 허심탄회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청 관계 : "국가운영 전략 없고 능력 없는대 집권해서 뭐하나"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게 나왔다.

노현송 의원은 "참여정부가 생각한 개혁과 혁신의 방향과 국민의 생각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 문제도 지적받았다. 결정적으로 어떤 한 인사에 대해 너무나 독선적이고 오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기용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

오제세 의원은 "서민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정부와 대통령은 경제가 어렵지 않다는 식으로 얘기하기 때문에 전면적으로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김재윤 의원은 "각종 위원회로부터 좋은 정책적 대안은 많은데 구체적으로 실현된 것이 무엇이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노영민 의원은 "국민들은 정부여당에 대해 기대를 접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국가 운영 전략이 없고, 국가를 경영할 능력이 없는데 집권하면 뭐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신학용 의원은 "효과도 없는 퍼주기식 대북정책을 왜 자꾸 하느냐는 말을 들었고, 지역구의 한 당원은 노 대통령과 김병준 정책실장, 청와대 참모들이 제발 말좀 함부로 못하게 해달라고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향후 과제 :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민병두 의원은 향후 우리당의 우선 과제로 "대선 후보군을 재탄생시키고 새로운 후보군을 창조하느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꼽았다.

그는 또한 "민노당과 우리당, 한나라당과 우리당 사이에 있는 중간층에게 왜 우리당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관념적 논쟁을 벗어나 구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주요 과제로 그는 "연금, 일자리, 의료, 부동산, 세금 등 5대 이슈가 선거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야 할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청와대와의 관계설정 문제에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정립 문제에서 탈당 등의 요구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상황인식"이라며 "과거 3홍 비리(김대중 전 대통령 세 아들의 비리) 때는 대통령이 탈당함으로써 정치권이 자유로워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들의 관심이 민생경제에 있어 효과가 크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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