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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마법'에 호주 '열광' vs 일본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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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마법'에 호주 '열광' vs 일본은 '침묵'

[프레시안 스포츠] '각본 없는 드라마'를 지켜본 두 나라

후스 히딩크 호주 감독의 마법으로 호주는 열광했고 일본은 넋을 잃었다.

호주, 32년 만의 본선서 값진 승리…밤새 '흥분'

12일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프리츠-발터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F조 조별 리그 첫 경기가 호주의 대역전극으로 끝나자 경기장 내의 호주 응원단은 말할 것도 없고 호주 전체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는 기쁨과 함께 일본에게 1-0으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3골을 터뜨리며 통쾌한 역전승을 거둔 '각본 없는 드라마'는 호주의 수많은 축구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한 겨울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시간 호주는 한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승리의 기쁨과 드라마의 감동을 만끽하려는 축구팬들에게 시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호주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호주 국민들은 호주의 축구 대표팀을 일컫는 '사커루'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들이 거리를 종횡무진 누비며 기쁨을 만끽하는 축구팬들로 차량 통행이 지장을 받자 이들을 제지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데이브 맥매흔은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10분이었다"며 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순간을 표현했으며 그의 친구인 크레이크 베일레이도 "내가 본 중에 가장 놀라운 일이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호주의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사커루의 승리가 몰고 온 월드컵 열기로 인해 다음날인 13일에 모든 사업장에서 최고 20%가 병을 이유로 결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호주의 축구팬들을 포함해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 첫 승리를 다시 되새기려는 사람들과 뒤늦게 감동에 동참하려는 사람, 월드컵 경기로 인해 잠을 설친 사람들이 직장에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출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이 전문가는 결근으로 인해 입는 손실은 최고 2억5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결근 직원들은 단속하거나 봉급을 깎는 것은 절대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그들에게 텔레비전을 갖다 놓고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16강 진출 좌절되나"…일본 열도 '충격ㆍ애통'

호주 대표팀의 케이힐이 동점골을 터뜨린 이후부터 호주는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지만 일본 열도는 이 때부터 점점 할 말을 잃은 듯 조용해졌다.

사이타마현 사이타마 스타디움에 설치된 대형 TV 앞에 모여든 1만6000여 명의 일본 축구팬들을 포함해 일본 열도에서 이날 경기를 지켜보던 일본인들은 경기 종료 10여 분 전까지 적어도 스코어상으로는 이기고 있던 경기가 패배로 끝이 나자 넋을 잃은 듯했다.

더욱이 호주를 제외한 F조의 두 나라 브라질과 크로아티아가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여서 일본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하는 경기였기에 일본 축구팬들의 참담함은 더 할 수밖에 없었다.

15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독일 현지로 날아간 일본 축구팬들도 애통함을 금치 못했다. 일본을 응원하기 위해 도교에서 왔다는 카즈미 테라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실망스럽다. 우리는 거의 15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왔으며 진심으로 이기기를 바랬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일본 언론들도 '최악'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분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일간지 <요미우리>는 13일 "숫자상 1패는 용서가 되지만 2점의 골 득실차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절망적"이라며 "3실점에 역전패를 당한 것은 일본이 월드컵 본선에 3차례 출전한 이래 최악의 결과"라고 평했다.

<교도통신>도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던 지쿠 감독의 일본 대표팀이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고 보도했다.

다른 언론들도 역전패의 충격을 전하며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으며 느슨했던 대표팀의 플레이와 지쿠 감독의 전술에 대해서도 비판의 화살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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