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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또다른 '양민학살' 증거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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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또다른 '양민학살' 증거 드러나

<BBC> 어린이 4명 등 11명 살해된 '이샤카 학살' 비디오 공개

지난해 11월 이라크의 작은 마을 하디타에서 벌어진 미 해병대 양민학살 사건의 파장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미군의 또다른 학살을 보여주는 비디오테이프가 발견돼 파문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영국의 <BBC> 방송은 지난 3월 15일 미군이 바그다드 북쪽 이샤카 마을에서 어린이와 여성 등 11명의 민간인을 학살했음을 보여주는 비디오 테이프를 2일 공개했다.

비디오 테이프에는 사건 현장에 여러 명의 성인과 어린이들의 시체가 확인되고 있으며 화면을 분석한 <BBC> 국제뉴스 편집자인 존 심슨은 이들이 총상을 입은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사망자 수를 포함해 건물이 무너지면서 이들이 사망했다는 미군측 주장은 거짓임을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이 비디오는 연합군 주둔에 반대하는 소수 수니파 강경론자들로부터 전해받은 것이며 사건 당시 촬영된 여러 사진들과 비교해봤을 때 조작되지 않은 진본인 것으로 믿어진다고 <BBC>는 밝혔다.

사건 당시 미군과 이라크 경찰은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으며 팽팽하게 대립했었다.(3월 21일 <프레시안> 보도 '美, 이라크서 또 어린이 등 민간인 11명 사살' 관련기사 보기)
▲ 지난 3월 15일 이라크 이샤카 마을에서 사망한 어린 소녀의 모습. 미군은 고의적인 사살이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이라크 경찰의 보고서와 2일 <BBC>가 공개한 비디오는 이들이 고의적인 총격에 의해 사망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 EPA

이라크 경찰이 사건 직후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이 마을에서 어린이 5명과 여성 4명 등 11명의 민간인을 집 한 채에 몰아넣은 뒤 이들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하고 그 집을 폭파시켰다.

그러나 미군은 당시 폭파된 집에 알카에다의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잠입해 있다는 보고를 받고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도되지 않은 피해라고 해명했다.

적군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숨어 있었다는 것은 양민학살 의혹 사건이 드러날 때마다 미군이 내놓곤 하는 대표적인 해명이다. 노근리 학살 사건을 비롯한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양민학살 의혹 사건들에 대해서도 미군은 적군이 양민들 속에 숨어 있다는 정보를 받고 수행한 작전이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더욱이 사망자 11명의 이름과 나이까지 상세하게 적고 있는 이라크 경찰의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당시 미군은 폭격으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알카에다 연루 용의자 한 명을 포함해 여성 2명과 어린이 1명 등 4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BC>의 이번 비디오테이프 공개로 미군측의 주장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욱이 1일 이라크 정부가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군의 양민학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불러 온 시작점이었던 '하디타 양민학살' 사건을 자체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조지 부시 행정부를 날로 압박하고 있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 보좌관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며 조사는 사법부와 인권부, 보안당국 관계자들로 구성되는 특별위원회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보좌관은 또 특별조사위원회는 하디타 사건뿐 아니라 다른 사례들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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