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자국 보유 F16 전투기 이란에 판매 검토

미국의 무기금수조치에 맞불 "쿠바와 공유할 수도"

미국의 무기금수조치에 맞서 베네수엘라가 자국이 보유한 미국산 F-16 전투기의 대이란 판매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한 군 간부가 16일 밝혔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수석보좌관인 알베르토 뮬러 장군은 이날 F-16 전투기 21대의 제3국 판매를 검토하라고 국방장관에게 권고했다고 말했다.
  
  뮬러 장군은 이들 항공기들을 이란에 판매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밝혀 이란에 이 제트기들을 팔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하루 전날 미 국무부가 미국의 대테러활동에 비협조적이라는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모든 군수품과 기술의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숀 매코맥 대변인은 15일 "미국은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이란, 쿠바 등과 베네수엘라가 긴밀한 관계를 가지는 것에 대해 우려해 왔다"며 베네수엘라를 '대테러 비협조 국가' 명단에 올리기로 했다며 이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의 무기금수 조치에 대해 "제국의 폭행"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은 "무능한 제국"이며 무기금수조치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로이터>가 16일 전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방문 중에 "북아메리카 제국은 종이 호랑이가 되어가고 있다"며 "만약 그 제국이 우리에 대해 제재를 취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제국의 폭행의 증거임과 동시에 자포자기한 절망의 증거"라고 조롱했다.
  
  "이란에 미제 전투기를 팔겠다"는 베네수엘라의 맞대응 경고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베네수엘라가 F-16 전투기를 제3국에 판매하려면 1982년 맺었던 계약에 따라 미국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는 1983년 남미 국가로서는 가장 먼저 미국으로부터 F-16을 구입했다. 그러나 미국은 15일 무기금수조치 발표 이전부터 이미 민감한 신형 F-16 전투기의 베네수엘라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었다.
  
  이에 차베스 대통령도 미국 측이 F-16 전투기의 부품 공급 계약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이들 항공기를 쿠바와 공유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