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이 4일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마수걸이 골을 넣었다. 설기현, 차두리와 함께 '위기의 유럽파 3인방'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던 안정환은 이날 골을 통해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강한 믿음을 줬다.
이동국이 부상으로 낙마한 뒤 애매하게 전개되던 대표팀 원톱 경쟁이 안정환 쪽으로 유리하게 흐르는 양상이다. 축구 전문가들은 한국 팀 공격 선봉으로 누구를 생각하고 있는지 얘기를 들어봤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KBS 해설위원)는 "안정환을 원톱 선발로 기용하는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경험을 포함한 전체적인 능력 면에서 조재진보다는 안정환이 우위에 있다. 다만 조재진은 제공권 등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상대 팀에 따라, 또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선발 출장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길 KBS SKY 해설위원은 "안정환이 적어도 독일 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인 토고 전에는 선발로 뛸 것으로 본다. 토고와의 경기에서 한국은 공격적인 플레이로 승부를 내야 해야 하기 때문에 문전에서의 폭발력이 뛰어난 안정환이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도 안정환을 가장 강력한 원톱 후보로 꼽았다. "국제대회에서 첫 경기는 매우 중요하다. 그 만큼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감도 심하기 마련이다. 조재진도 훌륭한 선수지만 경험에 있어서 앞서는 안정환이 토고 전에 선발로 나갈 것이다."
'최근 들쭉날쭉한 경기 출장으로 안정환이 월드컵에서 풀 타임을 소화하는 것은 다소 무리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박 감독은 충분히 풀 타임 출장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폈다.
그는 "일반적으로 안정환은 기술이 좋은 대신 체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안정환의 체력은 좋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김대길 위원도 "독일에서 계속 주전으로 뛰지는 못했지만 안정환의 현재 몸 컨디션은 그런 대로 괜찮은 편이다. 오히려 체력보다 경기감각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지구력은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15일 대표팀 소집 뒤, 안정환이 개별적으로 훈련을 한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환이 선발 원톱이 확실하다면 최종 엔트리 합류가 확실시되는 또다른 스트라이커 조재진의 역할을 무엇일까? 김대길 위원은 "토고 전 선발에 안정환이 유력하다면 프랑스 전 선발은 조재진이 유력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술은 최전방 공격수에게 많은 수비 부담을 강조한다. 프랑스 전에는 일단 수비를 튼실히 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여 수비 가담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조재진이 선발로 출격할 가능성이 짙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이어 "아드보카트 감독이 독일 월드컵에서 교체 카드를 쓴다면 스리톱 공격수에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안정환과 조재진은 그런 측면에서 전,후반 출장시간을 나눠 가질 것이다. 이천수, 박주영, 정경호 등의 윙 포워드들도 마찬가지다. 때에 따라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보는 박지성이 윙 포워드로 올라가고 중원에는 김두현이 교체 투입되는 전략도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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