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2일(현지시간)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음으로써 매주 2000만 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6자회담이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짐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은 북한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힐 "北, 6자회담 복귀하면 매주 2000만 달러 이득 볼 것"
힐 차관보는 이날 이틀째를 맞은 '서울-워싱턴 포럼'오찬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공동성명이 이행되고 있다면 에너지 지원 조항만 따져도 매주 마카오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의 자금) 2000만 달러와 같은 액수를 북한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와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을 풀어줄 것을 6자회담 복귀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힐 차관보의 발언은 6자회담에 복귀한다면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2000만 달러보다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으로 미국은 북한이 제시한 복귀 조건을 들어 줄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이 원하고 있는 북미간 양자접촉에 대해서 "나로서는 거기에 대해 새로 해 줄 얘기가 없다"며 6자회담 틀 밖에서 북핵관련 대북 양자접촉은 없다는 원칙을 거듭 밝혔다.
그는 북한의 양자접촉 요구의 의도는 "의사소통을 하자는 것 보다는 6자회담의 비중을 어떻게든 낮추고 미국과만 얘기하자는 것 같은데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그는 북한이 회담에 복귀한다면 "양자회담이든 양자식사든" 얼마든지 접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1일 힐 차관보의 전임자였던 제임스 켈리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같은 포럼의 오찬 기조 연설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켈리는 "워싱턴에는 지금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할 경우 미국이 결국 손해를 볼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다"며 북미간 양자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간 비공식 회동 제의할 듯
힐 차관보가 북한의 '선(先) 회담복귀'를 강조한 날 <교도통신>은 뉴욕발 기사를 통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각국 수석대표간 비공식 회동을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외교소식통과 회담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8일부터 12일까지 미국을 방문하는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관계자들과 만나 미국이 비공식회동에 나서도록 설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미 중국은 5월말에 이 회동에 참여할 것을 일부 관계국 측에 비공식으로 타진했으며 장소는 상하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방문했던 야마사키 다쿠 일본 자민당 전 부총재는 우 부부장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회담 재개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금융제재에 대해 북한이 요구하는 '해제' 수준은 아니더라도 '완화' 수준에서 타협을 이끌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달 9~11일 도쿄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한 6자회담 수석대표들에게 비공식 회동을 제의한 바 있으나 미국이 북한의 '조건없는 복귀'를 요구해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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