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여부와 관련해 관심을 끌었던 일본 도쿄에서의 북한-미국 수석대표간 양자회동이 사실상 무산됐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12일 "전날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주선하려던 북ㆍ미ㆍ중 수석대표 비공식 회동이 무산되면서 북미간 접촉도 물건너 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주일 중국대사관측은 11일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이 참석하는 북ㆍ미ㆍ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부상은 이날 밤 주일 중국대사관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미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끝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수석대표의 숙소인 도쿄 시내 아카사카 프린스 호텔에서 진을 쳤던 언론사 취재진들도 대부분 철수했다.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를 계기로 일본 도쿄에 모였던 한ㆍ미ㆍ중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한 채 12일 오후 잇따라 도쿄를 떠날 예정이다.
우다웨이 부부장은 오후 출국할 예정이며,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측 수석대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이날 밤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을 출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우리측 대표단 가운데 천 본부장과 이용준(李容濬) 북핵외교기획단장 등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일행은 낮 1시께 먼저 귀국길에 오른다.
지난 7일 가장 먼저 도쿄에 도착한 김계관 부상은 중국 베이징(北京)과 평양간 비행 스케줄에 맞춰 한ㆍ미ㆍ중 대표들보다 하루 늦은 13일 베이징으로 떠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 본부장은 오전 도쿄 시내 오쿠라 호텔에서 힐 차관보와 도쿄에서의 마지막 한미 수석대표간 양자회동을 갖는다.
그러나 우리측 대표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특별히 북미회동 성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며 "도쿄에서의 북미접촉 불발 등 향후 6자회담 진전을 위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초 이날 낮에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던 천 본부장이 시간을 다소 늦춰 밤에 떠나는 것과 관련, "도쿄 출장을 마무리하는 차원이지 추가로 북미간 접촉을 시도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천 본부장을 비롯한 한ㆍ중ㆍ일 수석대표들이 오후까지 힐 차관보와 김 부상 간의 양자회동을 위해 막판 중재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일 떠날 예정이던 우다웨이 부부장은 오전으로 출국을 한 차례 늦춘 데 이어 출국시간을 오후로 재조정함으로써 막판 중재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전날 북ㆍ미ㆍ중 수석대표간 비공식 회동이 무산됨으로써 힐 차관보와 김 부상 간의 북미회동이 성사될 동력은 이미 상실됐다는 게 현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한국과 중국 등의 적극적인 중재에도 불구하고 북미 접촉이 끝내 무산될 경우 지난해 11월 제5차 1단계 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모멘텀에 대한 상실 우려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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