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19일 이란의 핵개발을 단념시키기 위해 "모든 활용 가능한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에 이어 라이스 장관 등 미국 고위관리들이 잇따라 군사력 등 무력제재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美 고위관리들 "군사력도 사용 가능" 여전히 강조**
라이스 장관은 19일 "이란의 핵개발을 단념시키기 위해 우리는 정치적ㆍ경제적, 그리고 그 이외의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시카고 대외관계협의회(CFR)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치적, 경제적 압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제했지만 '모든 대안을 검토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어 "(미국은) 이란이 정말로 협상에 복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한 다양한 외교적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니콜라스 번스 미 국무부 차관도 19일 "우리는 현재 외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언제나 모든 대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며 군사대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영국, 독일 등 6개국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새로운 현상은 이란의 지난주 우라늄 농축 성공 발표로 긴박감이 더 커졌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라크 "선택권은 이란 지도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미국의 대이란 무력 제재 조치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모스크바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영국 등 6개국 회의는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내주 이집트 순방길에 오르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9일 이집트 일간지 〈알 아흐람〉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이란의 태도는 중동지역은 물론 국제사회에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원천"이라며 국제사회는 '핵무장한 이란'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선택권은 이란 지도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며 이란이 IAEA와 유엔 안보리의 요구에 순응하는 한 국제사회와의 대화 재개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번 이집트 방문에서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만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이란의 핵 활동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미국이 IAEA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외교관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미국 IAEA 대표단이 지난 며칠간 다른 나라 대표단들과 만나 IAEA 특별이사회 소집에 대한 지지 수위를 점검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오는 21일 IAEA 사찰단이 이란을 방문해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을 비롯한 핵시설 사찰에 나설 예정이어서 외교적 해결책 모색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강제집행권을 갖지 못한 IAEA를 통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까지의 안보리를 통한 무력 등 강력한 제재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고위관리들이 이란에 대한 "모든 수단"이 사용 가능함을 잇따라 천명하고 있어 미국의 진심이 무엇인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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