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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신자유주의'의 목표는 '도덕적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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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신자유주의'의 목표는 '도덕적 자본주의'?

盧, '사회적 책임투자' 강조하는 〈메가트랜드 2010〉 탐독

노 대통령이 최근 〈메가트렌드 2010〉(패트리셔 애버딘 지음. 청림출판 펴냄)이란 책을 흥미롭게 읽고 청와대 참모진들에게 일독을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획일적인 이론의 틀 안에 현실을 집어 넣으려 하지 말라"면서 "참여정부는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공표한 노 대통령에게 감명을 준 〈메가트렌드 2010〉은 "영적인 트렌드가 자본주의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며 '도덕적 자본주의'의 출연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노대통령, 참모들에게 <메가트렌드 2010> 일독 권해**

노 대통령은 12일 정보통신부가 주관한 '혁신현장 이어달리기' 행사에 참석해 "시간 관리를 통해 대통령이 되고 2~3년 지나면서 기존에 쓰던 시간을 절반 이상 줄였다"며 "그래서 제가 책 얘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책 얘기를 해서 민망하지만 지금도 책 보는 시간을 빼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 대통령은 최근 읽은 책이 〈메가트렌드 2010〉이다. 이 책은 매년 '세계 최고의 기업' 등을 선정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지 기자 출신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1400만 부가 팔린 <메가트렌드 Megatrends:The New Directions Transforming our Lives>의 공저자이기도 한 패트리셔 애버딘의 책이다.

이 책의 메시지는 두 가지다. 첫째, 우리는 자본주의를 치유할 힘이 있다. 둘째, 자본주의는 세상을 변화시킬 힘이 있다.

저자는 이런 변화를 이끄는 ①영성의 발견 ②새로운 자본주의의 탄생 ③중간계층의 부상 ④영혼이 있는 기업의 승리 ⑤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 ⑥2010 매가트렌드를 이끄는 테크닉 ⑦사회책임투자의 시대 등 7개의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탐욕이 부의 근원이라는 몰상식한 생각 버려야"**

저자는 이 시대 최고의 메가트렌드로 '영성에 대한 탐구'를 꼽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자본주의는 인간에게 각인된 탐욕을 활용한다"면서 자본주의와 영성이 양립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는 목소리를 그는 정면으로 비판한다. "탐욕같은 번영의 원천들은 더 이상 자본주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새로운 번영의 원천이 바로 영성"이라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1년 미국 재계 7위였던 엔론이 회계부정 파문으로 파산한 사건 등을 통해 더 이상 돈과 탐욕만이 자본주의를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없다는 것. 저자는 "호황, 하이테크 진보로 우리는 아름다운 1990년대를 지나왔다"며 "그러나 자본주의의 승리는 위기를 낳았고 더불어 위기의 치유라는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주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자본주의의 영적인 변화는 깨우친 이기심으로의 변화, 경제적 민주주의로의 변화, 돈과 도덕 모두를 지지하는 깨어 있는 이데올로기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자본주의를 변화시킬 힘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깨어있는 자본과 깨어있는 소비자가 자본주의를 변화"**

그는 이처럼 자본주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깨어 있는 자본과 깨어 있는 소비자라고 주장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면 평판이 좋아지고 브랜드 가치가 올라감에 따라 기업들이 더이상 환경, 노동착취 등의 문제에 민감한 '깨어 있는 자본'(Conscious Capitalism)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 또 커피를 선택할 때 가격보다 공정거래를 한 커피인가를 중시하는 '깨어 있는 소비자'의 수가 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유기농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저자는 마찬가지 흐름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두 주체는 또 자본의 투자에 있어서도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사회책임투자(Social Responsible Investing)'를 낳고 있다고 이 책은 지적하고 있다.

***노대통령, '도덕적 자본주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한 듯**

이런 내용을 담은 <메가트렌드 2010>이 노 대통령에게 감흥을 준 것은 이 책이 자본주의의 긍정적 변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극화 해소와 한미 FTA라는 다소 양립하기 힘든 두 가지를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우면서 "이 두 가지는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수레의 양 바퀴"라고 주장하고 있는 노 대통령 입장에선 자본주의의 '도덕성'에 방점을 두고 있는 이 책은 여러 모로 유용할 수 있다.

한미 FTA 체결을 반대하는 이들을 설득하는 논리로도, 또 최근 들어 부쩍 접촉 기회를 늘리고 있는 재계 인사들에게 '도덕 경영'을 촉구하는 근거로도 활용 가능해 보인다.

한 청와대 관계자도 대통령이 이 책의 일독을 권유한 것에 대해 "최근 노 대통령이 '좌파 신자유주의'를 언급한 것처럼 여러 트랙 속에서 고민하고 모색하고 있다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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