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코시안(한국인과 다른 아시아인 사이에서 난 자녀)을 위한 대안학교가 생긴다. 10일 아시아공동체학교 설립 추진위원회(위원장 하일민 전 부산대 교수, 이하 위원회)는 9월 개교를 목표로 코시안을 위한 대안 초등학교인 '가칭 아시안공동체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전직 교수와 교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지난 1월에 결성됐다.
이 대안학교는 200평 규모의 사무실 2개 층을 한 독지가에게 무료로 임대받아 학교 건물로 사용할 예정이며, 학년별로 각 10명씩 60명의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지원학생이 많을 경우 추첨을 통해 입학생을 뽑는다. 이 학교는 아울러 사단법인 '어린이의 힘' 산하 교육기관으로 운영되며 학비는 없다.
현재는 정규 학력이 인정되지 않지만, 교육부가 현재 마련하고 있는 '대안학교 설립 인가규정'이 제정될 경우 학력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전체 수업의 절반을 기존의 학교와 다른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하일민 위원장은 "다양한 문화적 정체성을 가진 학생들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2개 국어를 구사하는 코시안 학생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다.
하 위원장은 국내에 4만3000쌍의 코시안 가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공교육은 여전히 단일민족의 전통만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 학교를 운영하는 경험으로부터 우리 사회가 다양한 문화에 개방된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단초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와 교육청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평소 부산지역 내의 코시안들이 처한 교육환경의 실태에 대해 전혀 파악하고 있지 않다가, 미국의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의 방한으로 이 문제가 이슈화되고 나서야 뒤늦게 실태 파악에 나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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