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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책임정치'와 '당적이탈'은 맞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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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명숙 "'책임정치'와 '당적이탈'은 맞지 않아"

국정운영-대야관계 변화 예상, "여성의 리더십으로…"

한명숙 국무총리 내정자는 24일 "앞으로도 계속 책임총리를 하겠다"면서도 "책임총리제와 분권형 총리제는 별개의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나라당이 요구하고 있는 당적 포기 문제에 대해선 "책임정치를 위해선 당적이탈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국정운영 방식, 이해찬 전 총리 때와 달라질 듯**

한 내정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권한과 총리의 권한이 분업화된 것을 분권형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분권형 (제도가) 아니다"면서 "분권형과 책임총리제는 별개의 것"이라고 말했다. '분권형 책임총리제'를 표방했던 이해찬 전 총리와는 다른 방식의 국정운영을 시사한 대목이다.

한 내정자는 다만 "나는 국회의원 두 번, 장관을 두 번 하면서 국정에 관한 훈련을 쌓았다"며 "행정부에서 일하는 동안 가장 높이 평가받은 것은 '장악능력'이었다"고 일각의 '국정장악력 부재'에 대한 우려를 반박했다.

그는 "나에게 국정 장악력이 모자라다고 말하는 분들께는 오히려 여성의 리더십으로 21세기에 걸맞는 보다 바람직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한 내정자는 이어 이해찬 전 총리에 대해선 "아주 훌륭하게 국정운영을 했다"고 평가한 뒤, "국정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내가 모자라는 부분은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노력해서 따라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남성 중심적인 군림형이나 수직적 리더십이 아닌 자발성을 유도해내고 수평적인 여성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이 전 총리와는 다른 국정운영 방식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의 의견 많이 듣겠다"**

대야 관계에서도 직설적인 공방을 서슴지 않았던 이해찬 전 총리 때와는 다른 접근법이 예상된다.

한 내정자는 "갈등사항에 대해 야당과 일일이 협상하는 태도를 가지고 최선의 합의점을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유연한 접근법을 강조했다.

한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유신세력으로 비판한 데 대해서도 "만약 청문회를 통과해 총리가 된다면 총리로서의 위치와 정치인으로서의 위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각 세우기를 피해 갔다. 그는 거듭 "한나라당의 의견, 야당의 의견을 많이 듣고 존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내정자는 "오늘 노 대통령에게 총리 지명 이유를 물었더니 '조정을 잘 해내고 협상을 통해 마찰을 최소화시키고 최대한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음이 간다'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당적포기 한다고 진실되게 생각하겠나"**

한 내정자는 이어 당적 포기 문제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핵심 내용은 당적 자체보다는 지방선거를 공정하게 할 수 있느냐"라며 "아직까지 당적(포기)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가 된다면 깨끗한 선거 엄정한 선거를 관리한다는 자세로 일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내정자는 특히 "대통령도 당적을 갖고 있고, 우리나라 정치는 결국 여당과 정부가 함께 당정협의를 통해 이뤄지는 책임정치"라며 "책임 있는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당적이탈이라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들이 보기에도 내가 당적을 이탈한다고 해서 신뢰가 가지거나 진실되게 생각하겠느냐"고 당적 유지 입장을 확실히 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당적 포기를 수용해서라도 여성 총리를 탄생시켜야 한다고 했던 열린우리당 '여성정치네트워크' 이미경 위원장은 "우리의 의견은 변함없다. 당적을 양보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한나라당의 입장이 완강할 경우 당적 포기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여성총리 탄생, 우리정치에 지평을 연 것"**

한 내정자는 '사상 첫 여성총리 탄생'의 의미에 대해 "나 스스로 이런 말을 하기는 쑥스럽지만 우리나라의 정치발전에 지평을 여는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여성 인력이 굉장히 급부상하고 있고, 여성과 남성이 사회적 책임을 함께 지는 양성평등 사회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어 여성총리가 나오는 것은 많은 여성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극화 해소 문제에서 서민생활의 안정화와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 정책에 대해 모성애를 가지고 따뜻하게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국민들의 생각을 낮은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명숙 내정자 일문일답.

-언제 연락받았나.
=오늘 오전 7시30분 쯤 카자흐스탄에서 받았다. 집으로 가던 도중 오전 11시 경 청와대 부속실에서 연락받고 대통령과 오찬을 하게 됐다. 오찬 자리에서 정식 통보를 받았다.

-유라시아로 가기 전에 몰랐었나.
=오늘 오찬하는 자리에서 연락 받았다.

-야당은 당적 문제를 제기하는데, 노 대통령으로부터 이에 대해선 특별한 말이 없었나.
=당적 문제는 특별한 얘기가 없었다. 당과 협의하지는 않았지만, 내 생각에는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핵심 내용은 당적 자체보다는 지방선거를 공정하게 할 수 있느냐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를 통과해서 총리가 된다면 지금까지 내가 살아 온 원칙과 자세를 갖되, 깨끗한 선거와 엄정한 선거를 관리한다는 자세로 일을 하겠다.

-당적을 정리할 생각이 없다는 것인가.
=아직까지 당적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첫 여성총리가 되는 것인데….
=국회 관문을 통과한다면 첫 여성 총리가 된다. 내 스스로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쑥스럽지만 우리나라의 새로운 정치발전에서 하나의 지평을 여는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여성 인력이 굉장히 급부상하고 있고 여성과 남성이 사회적 책임을 함께 지는 양성 평등사회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어 여성총리를 내는 것은 많은 여성에게 희망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남성과 더불어 사회의 한 책임을 지는 바람직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딸들에게 많은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

-국정 장악력이 의심스럽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두 번의 국회의원을 했다. 또한 두 번의 장관을 역임하면서 국정에 관한 훈련을 쌓았다. 행정부에서 두 번 일하는 동안 가장 높이 평가받은 것이 장악능력이다. 지금까지 남성 중심적인 군림형이라든지, 수직적 리더십이라든지 하는 것과 달리 내가 가진 특징은 자발성을 유도해내고 수평적인 여성 리더십 발휘해서 자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운영해 왔다. 여성이어서 국정 장악력이 모자라다고 말하는 분께는 오히려 여성의 리더십으로 21세기에 걸맞는 보다 바람직한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작년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고, 과거사법 표결에선 법안이 미진하다고 기권했는데….
=국보법은 우리당의 당론으로 돼 있는 형법보완을 조건으로 한 폐지에 찬성한다. 그 점에는 변함없다. 과거사법은 이미 통과된 법이다.

-전임 총리가 골프 때문에 물러났다. 골프를 치는가.
=골프 자체에 대해서는 하나의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것 자체에 부정적이지는 않다. 나 자신은 골프를 쳐본 적은 있지만 너무 못 치기 때문에 앞으로 칠 일이 없을 것이다. 청렴위가 공직자에게 접대골프나 본인의 일과 이해관계 있는 골프는 엄격하게 막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가지겠다.

-이해찬 전 총리에 대해 평가가 좋은데 부담 없는지.
=이해찬 전 총리는 훌륭하게 국정을 운영했다. 나는 우리당에서 국정과제추진위원장으로 일했는데 내가 모자라는 부분은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노력해서 따라잡도록 하겠다.

-비정규직법 등 갈등 사안이 굉장히 많다.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노 대통령이 앞으로의 정치가 대결구도에서 대화와 타협, 상생, 협상하고 설득하는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대통령보다 한명숙 지명자가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런 갈등사항에 대해 야당과 일일이 협상하는 태도를 가지고 최선의 합의점을 이뤄내도록 하겠다. 국민들의 경우 그동안 민생불안이 컸다.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정치권의 갈등에 대한 피로도 누적돼 있다. 앞으로 참여정부가 4년차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추진했던 정책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겠다.

-김완기 인사수석을 만났는데….
=유라시아로 떠나기 전에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했다.

-청문회 거치면서 한나라당 반대가 거세진다면 당적 포기도 할 수 있나.
=대통령도 당적을 갖고 있고, 우리나라 정치가 결국 여당과 정부가 함께 당정협의를 통해 가는 책임정치다. 이런 책임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당적이탈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 국민들 보기에도 내가 당적이탈 한다고 해서 신뢰가 갈까. 진실하게 생각할까 의문이다.

-책임총리리제를 유지하겠다고 대통령께서 말했나.
=헌법에 보장된 국무총리의 역할은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정부부처를 관할하는 것인데, 그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책임총리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통혁당 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청문회에서 문제제기를 할 것 같다. 한 지명자의 부군 되는 박성준 교수가 당시 이 사건으로 기소가 됐는데 중앙정보부의 기소문에 따르면 박 교수가 한 지명자를 포섭하려 했다는 표현이 있다고 한다.
=그때는 40년 전의 일이다. 남편이 대학생 때였고 나는 대학교 갓 졸업했을 때였다. 굉장히 공안정부였다. 공안차원에서 그런 문자를 썼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결혼한 상태였고, 부부 사이에 그런 언어는 맞지 않는 게 아닌가 싶다.

-총리로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총리로 선택된 이유를 대통령께 여쭤봤다. 왜 나를 총리로 지명했는지. 대통령이 말씀하기를 지금 모든 정치가 조정을 잘 해내고 협상을 통해 마찰을 최소화시키고 최대한의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명숙 총리가 이 부분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고 믿음이 간다고 했다. 나는 대결구도의 정치문화를 화합하고 따뜻한, 설득하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정치문화로 일구는 데에 일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참여정부가 내걸고 있는 양극화 해소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양극화 해소 문제에서 서민생활 안정화,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 정책들을 여성이기도 하지만, 모성애의 관점에서 따듯하게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국민들의 생각을 낮은 자세로, 경청하는 자세로 하겠다.

-박근혜 대표를 유신문제로 비판한 적이 있다. 그런 비판은 그대로 유지되나.
=나는 정쟁을 하는 정치에는 깊게 개입을 안했다. 실제로 특별히 어떤 사람을 심하게 공격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총리가 된다면 총리로서의 위치와 정치인으로서의 위치는 다르다. 한나라당 의견, 야당의 의견을 많이 듣고 존중하면서 하겠다.

-분권형 총리제는 어떻게 되나.
=연정을 할 때 대통령 권한과 총리의 권한이 분업화된 것을 분권형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분권형이 아니다. 분권형과 책임총리는 별도의 것이다.

-여성계에 한 말씀 해달라.
=내가 여성운동을 해 왔고, 여성은 소외된 약자였다. 이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일해 왔다. 여성들이 힘을 실어준 것에 감사하고 여성들이 기대하는 희망적이고 약한 사람들에 늘 관심을 갖고 염두에 두는 정치를 해내고, 화합하는 정치를 해내겠다는 각오를 말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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