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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미국이 파놓은 함정에 빠진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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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미국이 파놓은 함정에 빠진 한국

[프레시안 스포츠] WBC의 엉터리 대진 방식

결국 미국이 파놓은 함정에 한국이 빠졌다.

6전 전승의 파죽지세로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에 진출했던 한국이 19D일 기적적으로 준결승에 오른 일본에게 패했다.

***미국의 꼼수, WBC의 엉터리 대진표**

정상적이라면 대회 2라운드에서 1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2조 2위 팀과 준결승에서 싸워야 한다. 하지만 한국, 일본 등과 1조에 속했던 미국은 2조에 포함된 '야구 강국' 쿠바, 도미니카 등 중남미 국가를 피하기 위해 같은 조 1,2위 끼리 준결승을 하는 '엉터리 대진표'를 고안해냈던 것.

일각에서는 2라운드 경기에 이어 준결승에서도 미국과 일본이 맞붙는 밑그림을 처음부터 계산한 것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미국과 일본의 경기는 TV 중계권료가 비싸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미국의 일방주의적 조작 속에서 한국은 이미 이 대회 1,2 라운드에서 두 차례나 일본을 꺾었지만 또 다시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나야 하는 부담스러운 입장을 맞았다.

***부담스러웠던 한국 vs 독기 품은 일본**

김인식 감독도 일본과의 준결승 대전이 확정된 뒤 "벌써 떨어져야 했던 일본이 또 올라왔다. 일본과 다시 경기를 한다는 것이 짜증스럽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

반면 일본은 기적적인 4강 진출에 사기가 충천했다. 술집에서 초조하게 미국과 멕시코 경기의 결과를 지켜봤던 일본의 오 사다하루 감독은 4강 진출이 확정되자 "가미가제(新風)가 불었다"고 말했다. 13세기 몽골이 일본에 침입해 왔을 때 불어 몽골군의 상륙을 막았던 가미가제가 재등장해 일본 야구를 구했다는 표현인 셈.

이 발언 뒤 일본 선수들은 조금 과장을 하자면 가미가제 특공대의 정신으로 한국과의 준결승에 강한 독기를 품었다. 일본의 정신적 지주인 이치로는 "같은 상대에게 3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내일은 반드시 이긴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일본의 주포 마쓰나카도 "야구에 관해서는 일본이 한국에 아직 한 수 위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심리적으로 쫓는 자가 아니라 쫓기는 자가 돼 버린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도 내외야의 물 샐 틈 없는 수비로 일본의 예봉을 피해갔다. 하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톱니바퀴 물린 듯 진행되던 계투 운영이 구대성의 부재로 차질을 빚었고, 결국 7회 일본에 대량 실점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7회초 5점을 내준 한국의 타선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단 한 차례의 기회를 강한 집중력으로 살려냈던 한국은 8회 2사 1,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무위에 그쳤다.

***이승엽 "룰이 잘못돼 탈락했다"**

한국이 일본을 두 차례나 제압했고, 세계 최강 미국까지 꺾은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한 동안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때마다 '소, 닭 보듯' 했던 미국 야구계의 반응도 달라졌다. 포커 페이스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두고 미국의 벅 마르티네스 감독은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다"고 칭찬했다. LA 에인절스의 단장도 "3년 전 이승엽을 놓친 게 너무 후회스럽다"고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욱일승천하던 한국의 기세가 준결승에서 일시에 꺾인 점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 여기에는 미국이 일방주의적으로 짜놓은 엉터리 대진표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등 미국 언론은 "WBC 대회의 준결승 대진 방식도 이해할 수 없고, 이닝당 실점으로 동률 팀의 우열을 가린 것은 바보 같은 규정"이라고 비웃었다.

이승엽도 일본과의 준결승이 끝난 뒤 이해하기 힘든 WBC 대회의 대진 방식에 불만감을 표출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일본에 두 번 이겼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6승1패를 했지만 룰(대진 방식)이 잘못돼 탈락했다. 비록 오늘 일본에 졌지만 이미 2승을 거뒀기 때문에 (진정으로) 일본에 패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제2회 WBC 대회는 3년 뒤인 2009년 개최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의 일방주의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한 WBC 대회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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