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북한 방문을 공식 초청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1일 "날씨가 좋아지면 평양을 가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새해 축하난과 신년축하카드를 갖고 서울 동교동 자택을 방문한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평양에 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편의를 도와달라"며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이 실장은 이날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결과를 설명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통일부 등이 편의를 위해 연락하면서 김 전 대통령 측과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북쪽과 김 전 대통령 쪽의 구체적인 제안이 있으면 좀더 구체화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밝혔다.
***DJ "김정일 위원장이 꼭 답방해야"**
김 전 대통령은 평양 방문 의사를 밝히면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반드시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형태로 치러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6.15정상회담 이후에 러시아 쪽에서 시베리아 동부지역에서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제의했는데 이를 거절했다"며 "김정일 위원장이 답방을 하는 게 유일하게 남은 6.15 공동선언에서 실천 안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이 아니면 도라산에 와서라도 정상회담을 하는 게 중요한 문제"라며 "꼭 그렇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DJ "답방 반대시위, 민주사회에서 받아들여야 하지 않냐"**
김정일 위원장 답방할 경우 보수단체들의 반대 시위가 우려되는 것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은 민주사회니까 일부 반대시위가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남북 평화와 협력을 위해 환영하지 않겠냐"며 "일부 시위는 민주사회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에서 햇볕 정책의 정신과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발전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른 정부가 들어섰다면 이 기조가 어떻게 됐을까,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고 현 정부의 남북정책에 대해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평양에) 가게 되면 정부의 뜻도 알아야겠으나, 민족적,국가적 관점에서 남북 평화의 중요성을 얘기하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병완 "DJ 건강 아주 좋아 보여"**
이날 진홍빛 한복 저고리를 입고 이 실장을 맞은 김 전 대통령은 "지난번 노벨평화상 5주년 시 노 대통령이 축하메시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 실장은 김 전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해 "입원했을 때 등 몇번 찾았는데 아주 좋아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지도부의 새해 인사를 받은 자리에서 방북 계획에 대해 질문을 받고 "건강과 여건이 되면 갈까 마음을 잡고 있다"며 "이왕 가게 되면 기차로 가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2005년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던 경의선.동해선 철도 연결 사업은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재개돼야 개통될 예정이다. 정부는 올 1월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표 대신 이강두 최고위원이 노대통령 연하장 받아**
이 실장은 이날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하기에 앞서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방문해 대통령의 새해 축하난과 신년 인사를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도 난과 연하장을 보냈다.
노 대통령은 또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을 통해 김원기 국회의장과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민주당 한화갑 대표, 민주노동당 권영길 임시대표, 자민련 김학원 대표 등 여야 정당 대표에게 난과 연하장을 전달했다.
다만 박근혜 대표는 이날 당 단배식 등 별도 일정으로 김 실장의 예방을 받지 못해, 이강두 최고위원이 대신 대통령의 난과 연하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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