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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로선 獨월드컵이 홈경기나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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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로선 獨월드컵이 홈경기나 마찬가지"

[프레시안 스포츠] 박성화 "비 많은 독일 그라운드 적응이 관건"

2006년 독일 월드컵의 조별 리그에서 한국과 맞붙게 될 스위스는 국내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팀이다. 한국과 단 한 차례도 A매치를 치른 바 없기 때문이다.

한국과 스위스 축구가 격돌한 것은 지난 6월 세계청소년대회 때뿐이다. 당시 스위스 청소년 대표팀에는 스위스 성인 대표팀에서도 활약하는 센데로스, 볼란텐, 바르네타 등 유망주들이 포함돼 있었다. 따라서 그때의 경기는 스위스 대표팀의 전력을 파악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레시안〉은 10일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고 네덜란드 세계청소년대회에서 스위스와 경기를 펼쳤던 박성화 전 청소년 대표팀 감독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스위스 축구의 색깔을 진단해봤다.

박 전 감독은 "스위스는 17세 이하 유럽 청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한 '황금세대'를 정책적으로 키웠다. 유럽에서는 스위스가 좀 처지는 팀이기는 하지만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운을 뗏다.

박 전 감독은 한국이 선제 골을 넣었지만 그 뒤 내리 2골을 내줘 스위스에게 1대2로 패했던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스위스 축구의 파워와 경기템포에 밀렸다. 스위스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공수전환이 매우 빠른 팀이었다. 스위스는 지난 유로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그리스처럼 역습에 능했다. 중원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압박축구 경쟁에서 스위스에 밀려서는 안 된다."

박 전 감독은 월드컵이 열리는 여름철에 비가 많이 오는 독일의 날씨와 그라운드 컨디션에 아드보카트호가 얼마나 잘 적응할지도 스위스전의 변수라고 지적했다.

"세계청소년대회가 열린 네덜란드와 독일의 여름 날씨는 비슷하다고 알고 있다. 청소년대회 때 스위스와 경기를 하기 전에 비가 굉장히 많이 왔다. 공을 몰고 가다 방향전환을 하거나 멈출 때 잔디가 푹푹 파여 선수들이 애를 먹었다. 자연스레 체력소모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스위스 선수들은 이같은 경기장 사정에 익숙해서인지 볼 컨트롤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독일 월드컵은 스위스에게는 홈에서 펼쳐지는 대회나 다름없다."

박 전 감독은 "네덜란드를 거쳐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 이영표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차두리 등 유럽파의 경우는 예외지만 국내파 선수들은 월드컵에서 반드시 수중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감독은 끝으로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전 감독이 지휘했던 청소년 대표팀도 첫 경기에 스위스에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외국에 나가서 큰 대회를 할 경우 우리나라 선수들은 첫 경기에 유난히 부담감을 많이 갖는 징크스가 있다. 약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토고와의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수없이 경기를 치렀던 독일 축구계에는 '프리츠 발터 날씨'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독일의 우승을 이끈 골잡이 프리츠 발터가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씨보다 비가 약간 내리는 날씨를 좋아한 데에서 연유한 표현이다. 그는 경기 내내 보슬비가 내리는 날씨에서 더욱 좋은 활약을 펼치곤 했다.

아드보카트호는 오는 5월 유럽파를 망라한 정예 멤버가 소집돼 스코틀랜드에서 몇 차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그 뒤 아드보카트호는 월드컵 개막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독일 쾰른에 베이스 캠프를 차린다. 아드보카트호가 비가 많은 독일의 그라운드 컨디션에 잘 적응해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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