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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연계 "민주와 합당하면 우린 당 같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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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연계 "민주와 합당하면 우린 당 같이 못해"

DJ 발언에 친노세력 '위기'…'반전 카드' 나올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이 열린우리당 내에 '민주개혁세력 통합론'의 불씨를 확산시키면서 이와 대척점에 선 친노 직계 세력이 코너에 몰렸다. 정확하게는 민주당과의 통합론에 강력하게 반발해 온 유시민 의원 등 '참여정치실천연구회'의 입지가 위태로워진 것.

***김형주 "민주당과 합당하면 당 같이 하기 어렵다"**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노력하라"는 김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우리당과 민주당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그 파장의 추이를 따라가다 보면 참정연계의 위기감 어린 반응에 도달하게 된다.

참정연 대표인 이광철 의원은 9일 "김 전 대통령의 뜻은 민주주의 정통세력, 평화통일 세력 등 우리당의 전통적인 지지세력의 결집에 있는 것인데, 이를 마치 호남지역으로 국한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발언을 왜곡하고 DJ를 모독, 폄하하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이 의원은 "지역주의는 극복의 문제이지 계승의 문제가 아니다"며 "(당 일부의 반응은) 지역주의를 계승하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비난했다. 그는 "따라서 민주당과의 통합을 운운하는 것은 지역주의로 회귀하자는 것이자 도로 민주당이 되자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주 의원도 "우리당이 DJ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해석해서 한쪽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주당과의 합당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DJ 발언을 등에 업고 기세등등해서 일반화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만약 민주당과 합당하게 된다면 우리는 (당을) 같이 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고도 했다. 그는 "다만 합당의 움직임은 역학관계에 따라 후퇴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정연, 고립무원**

참정연계의 이같은 반응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이 우리당 내에선 통합론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될 기미가 역력하고, 참정연계를 제외한 거의 모든 당내 세력이 DJ의 발언으로 촉발된 '민주개혁세력 통합론'에 부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주당의 움직임도 참정연의 입지를 더욱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당장 한화갑 대표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전제로 "헤쳐모여 식 정계개편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한 대목이 의미심장하다. 한 대표의 발언은 '노 대통령의 탈당', 곧 친노세력에 대한 배제를 전제로 통합의 교섭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효석 의원이 우리당 내 친노 세력을 거론하며 "현재 상황에선 열린우리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 통합의 현실성은 떨어진다"며 "나는 우리당과 한나라당 내의 일부 의원과 민주당이 헤쳐모이는 식의 정계개편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한 것도 한 대표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전개되고 있는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민주당이 우리당 문 앞으로 한발짝 다가선 반면 참정연계는 다른 한쪽으로 밀려나는 듯한 모양새인 것은 틀림없다.

***참정연, 이대로 물러날까?**

이미 유시민 의원 등 참정연계에게 탈당을 촉구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은 여러번 있었다. 일례로 김현미 의원은 '연석회의'에서 "다른 것은 어떻게 돼도 정당개혁, 정치개혁만 성공하면 된다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정당개혁은 다른 데 가서 하라"고 쏘아붙였다.

유시민 의원도 자포자기한 듯한 심경으로 일부 언론에 "내가 나가서 당이 평화로와진다면 나갈 수도 있다"고 했지만 그대로 물러서지는 않을 것 같다.

참정연계의 '반전 모색'은 일차적으로 내년 2월 전당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기간당원제 사수, 정당 개혁 추진을 '이슈'로 주류 세력과의 일전이 예상된다.

김형주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지난 4.2 전당대회와는 완전히 다른 전략으로 임할 수밖에 없다"며 "당 의장이 누가 되고 상임중앙위원이 누가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방적인 민주당과의 합당론이나 당헌당규 변경 기획에 방어막을 치고 열린우리당 창당 정신과 전국정당화의 비전을 환기시키는 게 당면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진 후보가 출마할 수도 있다. 어떤 분들인지는 다 알지 않느냐"고 유시민 의원,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 등의 출마 가능성을 점쳤다.

참정연계의 이같은 기류는 정동영계와 김근태계의 정면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전대를 통해 '캐스팅보트'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참정연계의 지원 없이는 승산이 나오지 않는 김근태계와는 기간당원제 등의 문제를 놓고 견제와 견인 관계가 형성될 공산이 크다.

또 다른 맥락에서는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의 '새판 짜기' 구상에서 참정연이 어떤 위상을 갖게 되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당내 '우군'으로 남은 참정연계에 대한 일종의 배려 카드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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