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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대, 정동영-김근태 '큰 판 승부'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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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與 전대, 정동영-김근태 '큰 판 승부'로 가나

각 계파 '물밑 움직임' 분주…'세력 관계' 변화 불가피

정작 당사자들은 신중한 태도에 변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년 초로 예정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선 정동영-김근태 '빅매치'가 성사될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당초 '보궐선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이번 전당대회의 성격이 전반적인 '새판짜기' 양상으로 기울면서 양측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이는 당 전반의 세력구조 변화를 수반하는 것이어서 향후 각 계파의 연대 및 대립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전대, 당 '새판짜기' 양상으로**

최근 열린우리당 비상집행위 회의에서는 내년 전당대회를 '임시 전대'가 아닌 '정기 전대'로 치르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촉박한 일정상 정기 전대는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던 기류가 급속하게 뒤바뀐 것이다.

이것이 폭발력 있는 변화인 이유는 임시 전대와 정기 전대의 성격이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임시 전대는 물러난 지도부의 공백을 메우는 '보궐 선거'다. 당 최상층부의 '얼굴마담'만 뽑는 것이다. 임기도 전임 지도부의 잔여임기만 채우게 된다.

반면 정기 전대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는 2년의 새로운 임기를 부여받는다. 대권 경쟁이 한창일 2008년 초까지 당권을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이뿐 아니라 정기 전대는 대의원, 상무위원, 중앙위원을 전면적으로 새로 뽑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당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일대 변화가 불가피한 완전한 '새판짜기'라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현 중앙위 해체' 문제가 민감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주도하는 당내 세력은 경쟁관계에 있는 정동영계와 김근태계다. 정확하게는 김근태계가 이를 강도 높게 주장하고 있고, 정동영계도 나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선 '참정연', '국민참여 1219' 등 친노 세력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중앙위 해체의 다음 수순은 지방선거를 겨냥한 주류파의 공천권 장악, 기간당원제의 무력화로 이어질 게 뻔하다고 보고 있다. 유시민 의원이 중앙위 해체 주장에 대해 "다수파의 쿠데타 음모"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유 의원 등의 의심은 당내 역학구도를 살펴보면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다. 정동영계의 숫적 우위 속에 김근태계와 참정연계가 소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현 중앙위의 인적구성이 변화될 경우, 정-김 대권 경쟁이 본질인 '새판짜기'에선 참정연의 지분이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당 주류측이 중앙위 재구성을 통해 기간당원제를 골간으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으로 나아갈 의도를 보여 온 것도 사실이다. 지난 28일 연석회의에서부터 중앙위 해체와 기간당원제 손질 요구가 쏟아진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기간당원제 문제와 관련해선 김근태계는 폐지에 가까운 전면 손질을, 정동영계는 부분 수정을 주장하고 있다.

***정동영-김근태, 왜 '큰 판 승부' 벌이나**

사실 정동영계는 큰 변화 없이 임시 전대를 치르더라도 손해 볼 게 없다. 어차피 당 조직의 다수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큰 이변이 없는 한 승리는 따놓은 당상에 다름 아니다. 청와대 및 당 쇄신 요구에 상대적으로 정동영계가 침묵하는 것도 이런 '여유'가 있어서다.

그럼에도 정기 전대 형식의 '확전'을 꾀하는 데에는 '큰 판 승부'를 통해 확실한 조직력의 우위를 다질 수 있다고 내다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전당대회에서 정동영-김근태 '빅매치'가 불가피해진 이상 '확실한 승리'는 추후 대권 경쟁에서도 정 장관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정동영계가 현 구도 유지에 목소리를 높일 경우 김근태계의 반발과 맞부딪혀 양측의 불필요한 갈등으로 확산될 소지가 크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근태계는 갈길이 급하다. 지난 4.2 전당대회에서 간신히 장영달 의원을 3등으로 지도부에 진출시킨 예에서 드러나듯 대의원 장악력에 자신이 없다. 이대로 임시 전대를 치를 경우 4.2 전대 대의원들의 손에 또다시 운명을 맡겨야 한다. 그 결과는 불문가지다. 따라서 김근태계로서는 현 대의원 구조의 변화를 기필코 이끌어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물론 현 대의원 구조가 달라진다 해도 김근태계에게 '해볼만한 상태'로까지 발전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체면치레'를 할 정도만 되면 '큰 판 승부'에서 깨끗하게 패배하는 게 추후 약이 될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있다. 당 일각에선 어차피 차기 지도부는 내년 5월 지방선거와 10월 재보선이라는 만만치 않은 산을 넘어야 하기에 정동영 장관을 '얼굴'로 내세우고도 각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본 게임'인 대권 경쟁에서 정 장관이 입을 상처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공학적 관측이다.

***김근태-유시민 '밀월' 끝나나**

한편 최종 목표인 '대권'을 향한 양측의 줄다리기 과정에서 유시민 의원이 이끄는 참정연계가 어떤 입장을 취해나갈 것인지도 예의 주시해볼 대목이다. 지난 4.2 전당대회에서 유시민 의원이 '친(親)김근태-반(反)정동영'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암묵적인 김근태-유시민 연대가 굳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대연정 국면에서 김근태계가 가장 강한 반발을 하며 참정연계와 크게 어긋난 목소리를 냈고, 최근 중앙위 해체-기간당원제 폐지 논란, 청와대 비판 논란 등을 겪으며 양측 사이에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유시민 의원의 최근 불만도 사실상 김근태계를 겨냥한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의정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의정연-참정연-국참1219' 등 3대 친노세력이 연대해 내년 전대에 독자 대응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점도 주목된다. 최근 제기된 '제3후보론'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정동영-김근태계와 '거리두기'에 나선 범 친노세력의 향후 행보는 내년 전대를 넘어 대권 경쟁에까지 지속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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