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진정서'로 촉발된 두산그룹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두산그룹 총수 일가 쪽으로 수사범위를 좁혀가고 있다. 12일엔 박용성 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박 상무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두해 "검찰조사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만 말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박 상무는 두산의 관계사인 동현 엔지니어링이 2000년 이후 조성한 비자금 20억여 원을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상무를 상대로 비자금을 전달받은 경위 및 그 사용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사결과에 따라 비자금 액수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 7일 박용성 회장의 막내동생인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에서 계열사 넵스를 통해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확인했으며, 박용욱 회장이 "비자금 중 상당액을 불교단체에 기부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해당 불교단체를 대상으로 확인조사 중이다.
검찰은 '불교단체 기부 여부'에 대한 확인조사를 마치는 대로 박용욱 회장을 다시 불러 비자금 사용처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검찰은 이번 주 내에 박용만 부회장을 소환한 뒤 다음 주에는 박용성 회장을 소환조사하는 등 그룹총수 일가에 대해 조사를 벌여 비자금 조성의 책임 및 비자금 사용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검찰의 두산그룹 비리에 대한 수사는 현재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수사에서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비자금 규모를 파악해 비자금의 정확한 사용처를 규명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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